오늘(30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다시 증폭되는 날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는 이날 오후 2시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을 받는 이 회장의 2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열린 공판준비기일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엔 출석할 예정이다. 정식공판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다. 2심 재판부는 내년 초 예정된 법관 인사 전에 2심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2심 공판은 검찰이 지난 2020년 9월 기소한 후 약 4년만이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지시 하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그가 보유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거짓정보 유포로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검찰은 삼성그룹이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4조5000억원 가량 부풀린 것으로 봤다. 이에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고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이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올해 2월 이 회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이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합병은 양사의 합병 필요성 등의 검토를 거쳤기에 사업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합병은 삼성물산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합병의 주목적이 이 회장의 승계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흐름은 이 회장에게 유리하진 않다.
지난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행정소송 1심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려진 금융당국의 징계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일부 회계 처리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국민연금공단은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에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엔 이 회장 외 삼성물산 법인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