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요기요, 무료배달에 다양한 혜택 차별화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빅(Big)3가 유료멤버십을 활용한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배달앱 시장에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는 무료배달이 핵심 혜택인 유료멤버십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통계청 집계 기준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2022년 26조5000억원으로 3년 새 2.7배가량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컸다. 하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된 지난해에는 2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올 상반기는 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6% 확대됐다. 하지만 그간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해당 시장이 포화 상태로 업체 간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끌고 쿠팡이츠·요기요가 쫓아가는 형국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8월 데이터를 보면, 올해 8월 배달의민족 사용자 수는 2276만명으로 집계됐다. 배달앱 사용자 총 3875만명 중 58.7%가 배달의민족을 사용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각각 879만명(22.7%)과 585만명(15.1%)으로 파악됐다.
배달앱 3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고자 유료멤버십 카드를 꺼내들었다. 무료배달을 포함해 다양한 혜택을 담아 사용자들을 충성고객으로 가두겠다는 복안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달 11일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했다. 배민클럽은 알뜰배달 배달료 무제한 무료, 한집배달 배달료 할인 등을 제공하는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배민클럽 회원은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료도 무료다. 또 가게가 설정한 최소주문금액만 충족하면 1인분만 주문해도 무료배달 받을 수 있다. 배민클럽 회원에게는 브랜드 할인 쿠폰, ‘장보기·쇼핑’ 쿠폰팩, 롯데시네마 영화 할인권 등의 제휴사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구독료는 3990원이다. 현재 배민클럽은 서울·경기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세종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쿠팡이츠는 올해 3월26일부터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주문 횟수·금액, 배달거리에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와우멤버십은 모회사인 쿠팡의 유료멤버십으로 구독료는 7890원이다. 올해 5월 말부터는 지역에 무관하게 와우멤버십에 가입했다면 누구나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쿠팡이츠가 기존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지방 주요 지역에서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와우멤버십 회원은 쿠팡이츠 외에도 로켓배송·로켓프레시·쿠팡플레이 등 쿠팡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요기요는 2023년 11월 월 구독료 4900원의 ‘요기패스X’를 선보였다. 전신은 요기요가 2019년 업계 최초로 론칭한 ‘슈퍼클럽’이다. 요기패스X는 무제한 무료배달, 중복할인, 포장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구독 서비스다. 요기패스X 서비스 지역은 전국이다. 요기요는 요기패스X 회원 확보 차원에서 올해 4월 구독료를 2900원으로 기존보다 2000원 인하했다. 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를 맺고 올해 7월25일부터 해당 멤버십 회원(패밀리 멤버 포함)을 대상으로 요기패스X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이외 신한카드·토스 등과도 손을 잡았다.
한편 배달앱 3사는 유료멤버십 기반의 무료배달 경쟁으로 심화된 비용 전가 논란에 뭇매를 맞고 있다. 배달앱 3사가 높은 중개수수료를 부과해 무료배달로 발생한 출혈을 메우고 있다는 게 입점업체들의 지적이다. 현재 배달앱 3사가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 비율은 배달의민족 9.8%, 쿠팡이츠 9.8%, 요기요 9.7% 등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