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발행액이 작년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장 위축은 증권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은 사업구조 조정 등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ELS 시장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침체기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ELS 발행이 위축됐다. 2021년부터는 홍콩H지수가 또다시 급락해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1년 2월 최고 1만2272를 기록했던 홍콩H지수는 2022년 10월 4919까지 하락했고, 올해 8월 현재까지도 6200대에 머물러 예전의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ELS는 통상 발행일로부터 3년 뒤 최초지수의 65%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2021년에 발행된 ELS의 상당수에서 손실이 이미 발생했거나,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ELS 발행 금액이 이날 기준 10조1413억원(종목 수 5122개)으로 전년 같은 기간(20조3317억원, 8891개) 대비 절반 넘게 줄었다.
이러한 ELS 시장 위축은 증권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ELS를 중심으로 한 파생결합증권은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자 수익원 역할을 했다. 증권사는 금융위기 이후 파생결합증권 조달을 통해 채권 규모를 확대하면서 자기매매 및 투자은행 사업을 수월하게 확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ELS 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부채 규모는 2019년 말(113조원)에 비해 2024년 3월 말(92조원) 21조원 감소했다. 차입 부채 내에서 파생결합증권의 비중은 2016년 정점(42%)을 보인 후 2024년 3월 말 23%까지 줄었다.
이렇듯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의존도는 과거보다 완화됐지만, 과거 증권업에서 파생결합증권의 역할을 고려하면 ELS와 전체 파생결합증권 시장 축소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별 증권사는 주어진 여건을 고려해 사업구조의 조정 및 유동성 관리 등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ELS 규모가 감소하면서 ELS 헤지 운용의 위험은 감소하겠지만, 예전처럼 증권사가 이 부문에서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LB와 DLB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자금 운용의 중요성은 과거보다 커지게 될 것"이라며 "발행 시 자금 비용을 무리해서 높게 사용하면 자금 운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증권사별로 적절한 영업전략과 자금 비용의 설정과 위험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