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실 관계 소명할 것…경영공백 최소화 노력"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카카오 측은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신아 대표 역할을 확대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기소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는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카카오그룹이 카카오엔터의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SM엔터 인수에 나설 필요성이 있었다고 지목했다.
카카오엔터는 2022년 자산이 2조9248억원이었지만 부채가 약 1조5518억원에 이르고 당기순손실이 약 4380억원에 이르는 등 경영이 매우 어려웠다.
검찰 측은 "카카오는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고 경영상황이 양호한 SM엔터를 인수하게 해 카카오엔터의 경영 상황을 개선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계열사를 동원해 계획적·조직적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이 그룹 임원들에게 카카오의 SM엔터 인수가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SM엔터를 인수할 것을 지시했고 임원들은 지시에 따라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자금을 동원해 장내 매집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정신아 카카오 대표(CA협의체 공동의장)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그룹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그룹협의회를 개최하고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 공백에도 카카오는 실적 성장을 이뤘다. 연결기준 2024년 2분기 영업이익은 13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고 매출은 4% 늘며 2조원(2조49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