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기업 대한 소홀한 정부 관리감독 지적
‘티몬·위메프(티메프) 쇼크’ 최대 피해자인 판매자(셀러)들이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요구했다. 또 셀러 전용 피해 접수창구를 별도로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셀러들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티몬·위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 대책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티메프 셀러들은 양사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자료 기준 5월에만 2100억원가량의 판매대금을 정산 받지 못했다. 여기에 6월과 7월 판매대금이 합쳐지면 미정산된 규모만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2000억원 규모 긴급경영안정자금(융자) 지원 △3000억원 이상 저리로 대출 지원 프로그램 신설 △기존 대출·보증 만기 최대 1년 연장 △여행사 등 600억원(대출규모) 한도 이차보전 지원 △종합소득세·부가세 납부기한 최대 9개월 연장 △부가세 환급금 조기지급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추진에는 속도가 붙지 않는 모양새다. 소비자들 대상 상품 결제취소·환불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과 대비된다.
한 셀러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8월6일부터 6월 판매대금 정산이 돌아온다. 꾸역꾸역 7월은 막았지만 8월부터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언제 집행되는 것인지 구체적인 시점을 알려줘야 준비할 수 있다. 관련 상담·신청 창구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신청 방법, 대상 선정, 피해규모 파악 등 계획을 명확히 빨리 공지해야 한다. 어렵다는 사실이라도 알려 달라”고 주장했다.
다른 셀러는 “거래처 결재부터 기존 대출 상환과 이자, 각종 세금, 인건비까지 비용 부담이 크다. 마이너스 통장에 기존 담보 대출 상환까지 줄줄이다. 정부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인데 답답하다. 은행의 선정산대출을 재개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대변인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피해사실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했던 시스템이 있다.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확인되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피해기업신고 확인서와 긴급 신용보증서를 발급해준다. 소상공인들은 이를 은행에 갖다 주고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대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국 국장은 “어제 역할이 분담됐다. 금융감독원에 피해관련 민원상담이 일원화됐다. 다만 긴급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중기부 소관이니 관련 부서에 현장에서 나온 여러 사정을 전달해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심각성을 모두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기유통센터가 티몬·위메프의 재무구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을 협업한 게 특히 질타를 받았다.
또 다른 셀러는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하려면 조건이 까다롭다. 근데 그런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에 티메프가 협업한다고 했으니 많은 셀러들이 믿고 이용하지 않았겠나. 그러나 막상 지금 상황에서 보니 자본잠식 상태였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큐텐 측에 구상권을 청구해서라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언주 의원은 “티메프가 상품권이나 자체 캐시를 등을 판매하고 2~3개월 후 정산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건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빌려 쓰다가 나중에 판매대금을 준 건데 사실상 아무런 담보도 제공하지 않은 신용거래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정부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따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