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할 수 있는 자금 800억 정도…구조조정 거쳐 정상화하겠다"
이른바 ‘티메프 쇼크’ 파장이 경제·사회 전반에 갈수록 커진 가운데 모기업인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구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구 대표는 이날 정무위 현안질의를 통해 큐텐그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및 사재 규모가 어느 정도 되냐는 질문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 정도”라면서도 “(이 금액을) 다 투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가 가진 모든 걸 회사에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큐텐은 지난 2월 글로벌 이커머스 ‘위시’를 인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위시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묻는 질의에 구 대표는 티몬, 위메프 자금을 쓴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현금으로 들어간 돈은 2500만달러였고 일시적으로 티몬과 위메프 자금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한 달 내에 바로 상환했다”고 부연했다.
구 대표는 “정부 도움이 필요하고 우리에게 별도의 시간을 준다면 티몬과 위메프 구조조정 등을 거쳐 정상화 시킬 수 있다”며 “현재 미정산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지 못하는데 비즈니스가 중단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전날인 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재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를 활용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사태 발생 직후 피해 상황 파악과 피해자·파트너사 피해 구제 방안, 티몬·위메프 양사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다”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입장 표명이 늦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하겠다. 개인 재산을 활용해 티몬·위메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며 “사태가 수습되면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조정과 경영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 명의의 입장문이 공개된 직후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들 기업은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창출되는 수익과 현금흐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거래중단과 회원이탈로 현금흐름 악화 문제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악순환을 방지하고 판매회원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득이하게 회생개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