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북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2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김병찬 전 아나운서가 지역별 참가 당원의 호응을 이끌어 내던 중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분들은"이라고 말하자, 양종화 선거관리위원이 "어디서 오셨을까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김 전 아나운서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했고, 양 위원이 바로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라고 했다.
이같은 발언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SNS에 "'정신 나간' 국민의힘이 뭐라고 또 변명하려나 봐야겠다"며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의 출발을 알리는 '전북 비하'가 아주 걸출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혐오, 지역주의, 갈라치기, 색깔론이 국민의힘 당헌당규인가"라고 비꼬았다.
한준호 의원도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간첩은 곧 전라북도라는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다"며 "이런 정신머리로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그렇게 폭망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총선 직후 자기 당을 수습하려는 전당대회에서 이딴 헛소리나 하고 있다"며 "전북 전주 출신인 저에게도 국민의힘은 간첩이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전북도민을 향해 국민의힘은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며 "만일 이 일을 지금까지 하듯이 어영부영 넘기려고 한다면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분당대회'에서 끝내 일베(일간베스트) 수준의 망언이 나왔다"며 "전북 도민이 간첩인가. '호남 간첩'은 일베 등 극우성향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 표현으로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의 호흡으로 일베식 혐오 발언을 완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자의 '불편했다면 양해 부탁드린다'라는 진정성 없는 사과가 끝인가. 제대로 사과부터 하시길 바란다"며 "지역주의를 부추긴 멘트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단호한 조치를 두고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