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인가 관건은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자리를 두고 컨소시엄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하면서 시중은행 간 경쟁 구도가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예정된 제4인뱅 선정 절차를 앞두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컨소시엄 참여 출사표를 던졌다.
은행권의 인터넷은행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분 참여 방식을 활용해 카카오뱅크 지분 4.88%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케이뱅크(12.6%), 토스뱅크(8.97%)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 제4인뱅 컨소시엄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목표로 유뱅크와 KCD뱅크, 소소뱅크, 더존뱅크 등 네 곳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 중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위비핀테크랩’을 통해 연을 맺은 한국신용데이터(KCD)의 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며 빠르게 참여를 확정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뱅크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은 핀테크 전문 계열사 테크핀레이팅스를 설립하고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까지 취득했다.
NH농협은행은 제4인뱅 컨소시엄의 투자 참여 제안서를 받아서 검토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포용금융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보고 유뱅크 컨소시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는 직·간접적 이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터넷은행 3사는 설립 초기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순이익 50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작성했고, 토스뱅크는 1년 만에 14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11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일부 지방은행의 실적을 추월했다.
대면 이용자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시중은행의 제4인뱅 인가전 참여의 또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온라인 금융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디지털 신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 사업에 따른 디지털 전환은 오프라인 지점에 투입되는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은행권의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로 경쟁이 확대된 가운데 제4인뱅 인가 핵심은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 및 구현 가능성,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초 카카오·케이뱅크는 1차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당시 주요 사업 계획에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를 통해 은행권과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은 인터넷은행 출범 5년 이후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크고 비대면 영업방식의 한계 등으로 인해 기존 인터넷은행이 취급상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은 인가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