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체코원전 수주전' 한수원, 총력…대통령 나선 프랑스 넘을까
'30조 체코원전 수주전' 한수원, 총력…대통령 나선 프랑스 넘을까
  • 우현명 기자
  • 승인 2024.06.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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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력 측면 '불리'…가격경쟁력·적기공급능력은 '앞서'
EDF와 '2파전', 7월14일 우선협상자 선정…"尹 나서야"
황주호(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에서 열린 ‘한국-체코 원자력 및 문화교류의 날’ 행사에서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에게 한국의 원전 건설역량과 양국 산업계 협력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 2번째)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에서 열린 ‘한국-체코 원자력 및 문화교류의 날’ 행사에서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왼쪽 2번째)에게 한국의 원전 건설역량과 양국 산업계 협력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이 30조 규모 체코 신규원전 사업 수주전에서 프랑스와 마지막 혈투를 벌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로 좁혀진 신규 원전 수주 2파전을 통해 7월14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최근 체코를 방문, 주요 인사와 면담하고 원전 건설 역량을 피력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다. 

이에 맞서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체코를 방문하는 등 수주 지원에 나섰다. 실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에너지포럼에 참가해 원전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당시 "하나의 유럽"을 언급하며 유럽 중심의 밸류체인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당시 한국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나섰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프랑스와 비교하면 외교력 무게 면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윤 정부의 에너지 정책 키포인트가 원전에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가격 경쟁력과 적기 공급 능력 면에서는 한국이 프랑스를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가격 경쟁력은 한국의 최대 강점이다. 한수원은 공사단가 면에서 EDF보다 킬로와트(KW)당 50%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한수원의 원전 건설 단가는 2021년 기준 KW당 3571달러다.

또 체코 원전은 2036년 상업운전을 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한수원은 공사기간을 맞춰 제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EDF는 앞서 영국 원전 건설에서 공기가 최대 6년까지 지연되며 약 19조원(130억유로)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던 적이 있다.

한수원이 수주에 성공했을 때 얻게 될 경제적 효과는 크다. 체코 정부는 1200메가와트(MW) 규모 원전을 최대 4기까지 건설할 예정이며 이는 총 30조원 규모다. 뿐만 아니라 유럽 원전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영국, 폴란드,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한수원에 원전 건설 협의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체코 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7월14일)를 선정한 뒤 연내 본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29년 착공, 2036년 상업 운전이 목표다.

한수원이 EDF를 꺾고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하면 바라카 원전에 이은 15년 만의 한국형 원전 수출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탁월한 건설역량 및 사업관리 역량을 갖췄다”며 “체코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isewoo@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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