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세사패TV·8초TV·알꽁티비' 구독 10만명↑
LF 'LF랑 놀자' 아떼 바네사브루노 가방 매출 20배 급증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최근 패션 대기업 사이에서 자체 유튜브 채널 경쟁이 치열하다. 콘텐츠 하나만 대박 나도 제품 홍보 효과가 커서다. 특히 디자이너, 마케팅, MD 등 일반 직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해 신뢰와 친근감을 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는 자사 유튜브에서 ‘임플로이언서(Employencer)’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임플로이언서’는 직원을 뜻하는 영단어 ‘임플로이(Employee)’와 영향을 주는 사람이란 뜻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합성어로 자신이 다니는 기업의 복지나 환경, 생활 등을 SNS에 공유하는 영향력이 큰 직원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세사패TV·8초TV·알꽁티비’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모두 구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대표 채널인 ‘알꽁티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직원들의 출근룩이다. 구체적으로 △패션회사 금요일 데일리룩 릴레이 S/S(봄·여름) 시즌 △패션회사 직원들은 월요일에 뭐입나요? △비오는 날 패션회사는 뭐입지? 장마철 출근룩의 조회 수는 각각 88만회, 72만회, 64만회를 기록했다. 최근 ‘알꽁티비’에서 공개된 여성복 브랜드인 ‘디애퍼처’ 편에서 소개된 제품 판매량은 전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은 유튜브 채널을 새로운 브랜드를 홍보하는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달 MZ세대를 타깃으로 신규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 ‘앙개(ANGGAE)’를 알꽁티비를 통해 공개했다. 앙개에서 출시한 주력 제품을 앙개팀이 직접 입고 제품 리뷰와 함께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가 아닌 제품도 거리낌 없이 노출하면서 구독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며 “알꽁티비를 보고 입사 지원을 하는 청년들도 크게 늘어 회사 이미지를 보다 친근하게 바꿔준 것 같다”고 말했다.
LF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로 고객 및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특히 ‘LF랑 놀자’는 MZ세대를 겨냥해 ‘쇼츠’에 힘을 실고 있다. 인기 쇼츠인 ‘패션회사 직원들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는 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LF랑 놀자’ 영상을 통해 자사 직원이 소개한 제품은 유튜브 노출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닥스의 ‘블랙 DD로고 소가죽 미니 크로스백’은 지난해 2월 초 쇼츠 업로드 직후 약 10일 만에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쇼츠 속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보부상백(르봉 리본 백팩 겸 숄더백)은 쇼츠 직후 매출이 약 20배 급증했다.
LF는 유튜브 채널을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닥스의 ‘블랙 DD로고 소가죽 미니 크로스백’ 쇼츠에서 “로고 크기를 줄여 달라”고 요구하자 2024 S/S 신상 지갑 컬렉션에 즉각 반영했다.
LF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을 단순히 자사 제품을 홍보는 물론 고객 목소리를 듣는 소통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고객 반응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과정을 통해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것뿐만 아니라 팬덤도 확실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