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가 '지역 맞춤 콘텐츠'를 통해 미디어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지역채널'의 강점을 살려 인터넷 방송과 OTT 시장 성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HCN은 지역자치단체와 협업해 지자체 콘텐츠를 위한 채널을 편성하거나 지역민을 대상으로한 행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지역 채널로서 입지를 다진다.
LG헬로비전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로컬 필수채널' 전략을 추진한다. 로컬 스토리를 지식재산권(IP)화한 차별화 콘텐츠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먼저 지난 4월17일 로컬 노래자랑 프로그램 '태군노래자랑' 시즌2를 방영했다. 태군노래자랑은 트로트 가수 나태주와 박군이 노래방 기계를 들고 전국을 찾아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이 참여해 노래방 기계 점수 결과에 따라 상품과 상금을 받는 방식이다. 지난 10일엔 가수 장윤정이 지역 특산물로 요리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예능 프로그램 '제철 요리해주는 옆집 누나' 시즌 3 방영을 시작했다. 전국 지역 시장을 찾아 제철 재료를 구매하고 요리해 선보이는 과정에서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지역성을 살려 지역의 숨은 명소를 소개하고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생산적 예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역채널을 앞세워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에 나섰다. 지역채널 최초로 커머스 방송을 통해 지역관광상품을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7일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B tv 케이블 지역채널을 통해 무주 지역의 관광상품 및 특산물에 대한 홍보와 판매 지원에 나섰다.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인 해피 마켓에서 '무주 봄 힐링관광' 등 다양한 관광상품과 산머루 와인, 도라지 진액 등 무주 지역의 특산물에 대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역사 소개에도 힘쓴다. 지난해 일제의 잔재로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창지개명의 흔적과 이를 바로잡으려는 주민들의 노력을 담은 '지역의 사라진 옛이름...창지개명을 아십니까?'를 방영했고 '장수식당이야기 1맛 2장'을 통해 지역 식당에 숨은 이야기와 음식에 얽힌 지역성을 재연 드라마로 소개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지방 고유의 특색 있는 관광상품과 특산물을 지역채널을 통해 알림으로써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딜라이브는 지역공공기관과 협력해 지역밀착형 콘텐츠 서비스에 나섰다. 딜라이브 FAST 채널 'DIVA'에 전용 채널을 할당해 지역 개발 콘텐츠를 방영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 서울아리수본부, 경기도 고양특례시, 한국문화재재단(문화유산채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등으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아 이들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웹드라마 8편을 'CH08 웹드라마'에 편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 1월29일 한국영상대학교와 'K-콘텐츠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오는 6월 한국영상대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FAST채널에 서비스 한다. 지역민을 위한 '찾아가는 행사' 프로그램도 방영 중이다. 2월17일 오페라 버스킹 프로그램 '당신이 있는 그곳, 오페라 하우스' 방송을 시작했다. 오페라 하우스는 오페라를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제작된 교양프로그램이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카페나 도서관, 쇼핑몰 등에서 깜짝 공연을 진행해 지역민들에게 오페라 감상 기회를 제공한다.
딜라이브는 관계자는 "지역밀착형 콘텐츠는 지역 채널이 해야만 하는 제1의 컨셉"이라며 "앞으로도 지역민을 위한 선물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HCN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채널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영상자서전, 노래자랑 프로그램, 지역 인물 인터뷰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해 노래자랑을 펼치는 '조영구의 현장가요: 백만원을 잡아라'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상금 100만원을 두고 펼쳐지는 지역의 숨겨진 가수들의 노래 실력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역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프로그램 제작도 진행 중이다. 올해 새롭게 기획한 영상자서전 '인생'은 실버 세대의 웃음과 눈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콘텐츠다. 지역 어르신의 인생 스토리를 담아 지역 채널에 방영하고 어르신에게는 해당 영상을 간직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HCN 관계자는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