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변 온통 논·밭…5월 녹음 물든 자연 속 도시 건설 한창
'동문 디 이스트'·'신영지웰' 등 아파트 이달 입주자 모집 시작
평택 서부 신도시 화양지구 기반 시설 공사는 정장선 평택시장 핵심 공약에 따라 2026년 상반기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주거 시설은 물론 각종 생활 인프라를 갖추게 될 화양지구는 그야말로 녹지로 둘러싸인 환경친화적 신도시가 될 전망이다. 공사가 한창인 지금도 5월 햇살을 가득 머금은 농작물이 현장 주변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곳 화양지구에서 '동문 디 이스트'와 '신영지웰' 아파트가 이달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다.
6일 경기도 평택시에 따르면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일원에서 '평택화양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업지 면적이 279만2500㎡에 달하는 화양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 10월 말 도시개발구역·개발계획 수립, 고시를 시작으로 △2011년 2월 도시개발사업조합 설립 인가 △2015년 7월 실시계획 인가 △2018년 환지계획 인가 △2021년 기반 시설 착공 △2023년 환지계획 변경 인가 등 과정을 거쳤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임기 말인 2026년 6월까지 화양지구 기반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평택시는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평택항만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평택 서부생활권 신시가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택 서부 지역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균형 발전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택시는 화양지구 입주 시점에 맞춰 서부 지역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할 계획이다. 평택 남·북부와 팽성, 고덕국제도시 등에 대한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해 지난해 7월부터 적용했는데 서부 지역 노선 개편은 안중역 개통과 화양지구 입주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 가림 벽 안 황톳빛 풍경
지난 3일 찾은 화양지구에선 토지 정리와 기반 시설 공사, 일부 공동주택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화양도시개발구역을 둘러싼 가림 벽이 길과 시야를 막아 벽 틈으로 처음 만난 풍경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운정3리마을회관 인근 운정4길로 현장에 접근했는데 이 길은 자동차 1대가 간신히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고 비포장 구간도 있어서 운전이 어려웠다. 간신히 화양지구 경계에 도착했을 때는 가림 벽으로 길이 끊겨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다. 일단 차에서 내려 벽을 이루는 철판 틈 안을 들여다보니 황톳빛 땅 위를 덤프트럭이 먼지를 내며 지나간다. 곳곳에 쌓인 흙이 동산을 이루고 있고 군데군데 놓인 콘크리트 구조물도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신축 공사 중인 아파트 건물도 보였다.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 앱을 켜보니 이곳은 화양지구 6-2블록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아파트 공사 현장 앞이다. 지하 2층~ 지상 29층 8개 동, 전용면적 84 ·107㎡ 총 753가구 규모 아파트가 2026년 11월 입주를 목표로 지금은 온통 흙뿐인 여기에 지어진다. 동문 디 이스트는 최근 주택전시관을 열고 분양에 나선 단지다. 7일 특별공급 청약에 이어 △8일 일반공급 1순위 청약 △9일 일반공급 2순위 청약 △16일 당첨자 발표 △27~29일 정당계약 예정이다.
사업 현장 취재를 마치고 동문 디 이스트 주택전시관에도 들렀는데 단지 안팎으로 풍부한 녹지를 갖춘 자연 친화적 아파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화양지구는 온통 논과 밭으로 둘러싸였다. 한 해 농사가 시작된 지금 주변에선 어린 작물들이 초록빛을 뿜어낸다. 높은 건물은 볼 수 없다. 도로 정리가 끝난 후에는 화양지구 대부분에서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현화지구에 아파트와 학교, 각종 상업 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기존 도시와 새로 탄생할 도시 사이도 역시 녹지가 채웠다. 화양지구 자체도 농지였다. 평택 서부 넓은 평야에 남북으로 길쭉한 방패 모양 도형을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 하나둘 싹트는 아파트
막다른 길을 만났으니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려야 한다. 지도를 보니 운정2리마을회관 쪽 운정2길이 화양지구 정중앙을 향한다. 이 길도 끊겼을지 모르나 화양지구 안으로 들어갈 다른 대안이 없으니 일단 차를 몰았다. 낑낑대며 차를 돌린 시간까지 포함해 10분이 채 안 돼 운정2리마을회관 앞을 지나자 꽤 희망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조금 전 가림 벽 틈새로 봤던 풍경이 시원하게 눈 앞에 펼쳐졌다. 시야가 트여서 그런지 공사 현장이 아까보다 더욱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일단 차를 세우고 현장 초입에 있던 한 공사 관계자에게 화양지구 공사 상황에 대한 질문을 몇 개 건네고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취재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도로 상황임을 확인한 뒤 조금은 울퉁불퉁한 흙길 위를 차로 천천히 달렸다. 가다 보니 포장도로가 나오기도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죽순(竹筍) 올라오듯 솟은 건물, 이번엔 저기가 목적지다.
목적지 근처에 차를 세우고 다시 지도 앱을 켰다. 여기는 화양지구 남쪽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아파트 현장 앞이다. 이 현장에 올라온 건물은 없고 여기에서 북쪽으로 '한화포레나 평택화양' 아파트 건물이 보인다. 푸르지오와 포레나 사이에도 아직은 흙만 쌓인 아파트 공사 현장이 하나 있다. 동문 디 이스트처럼 화양지구에서 이달 분양에 나설 예정인 '신영지웰 평택화양'이다.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999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84㎡ 하나로 통일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입주자 모집 공고 전이라 세부 청약 일정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평택시가 시청 누리집에 지난달 22일 게시한 '평택 화양 신영지웰 장애인 특별공급 안내' 글을 보면 오는 17일 입주자 모집 공고가 있을 예정이다.
화양지구 입지와 개발 계획을 봤을 때 화양지구는 대부분 생활 인프라를 자체 해결하는 도시가 될 전망이다. 지구 안에 아파트 등 주거 시설과 함께 △공공청사 △학교 △병원 △상업 시설 △공원 등이 조성된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취재 차량을 몰아 운정리 반대 방향(동쪽)으로 화양지구를 빠져나왔다.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주택전시관을 향하는 길에 일찌감치 도시 모습을 갖춘 현화지구와 송담지구를 둘러봤다. 현재 도로 상태로 화양지구 남쪽에서 차로 6~7분이면 현화지구에 도착한다. 차분하고 조용한 도시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신영지웰 평택화양 견본주택도 현화지구와 송담지구 경계부에 있는데 아직 문을 열지는 않았다. 화양지구는 앞으로 이들 기존 도시와 소통하며 평택 서부 생활권을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