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김슬아의 리빌딩…'프리미엄→최저가'로 바꾼 이유
컬리 김슬아의 리빌딩…'프리미엄→최저가'로 바꾼 이유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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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PB 운영·최저가 도전 가격경쟁력 강조
뷰티컬리, '럭셔리' 및 '최저가 챌린지' 전략 병행
고물가에 C커머스 공습…"다양한 고객 니즈 대응"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컬리]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컬리]

컬리의 전략이 달라졌다. 론칭 초반에는 ‘프리미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현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경기불황과 물가상승 랠리가 장기화된 가운데 알리 등 C(중국)커머스의 공습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컬리는 품질과 가격으로 나뉜 고객들의 소비결정요인에 모두 대응하기 위한 가격정책 다양화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슬아 컬리 대표가 외형성장 둔화 극복과 흑자전환을 위해 ‘사업전략 리빌딩(re-building)’에 나섰다.

컬리는 지난해 2조774억원의 매출과 14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 늘었다. 2020년 9531억원에서 2021년 1조5614억원, 2022년 2조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8%, 30.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줄었다. 영업손실의 경우 지난해 전년보다 약 40%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창립 9년 만에 처음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냈다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기록한 누적 적자만 7000억원이 넘는다.

컬리는 당초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상품 중심으로 ‘마켓커리’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단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이익이 덜 남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최근 몇 년간 ‘KF365·KS365’와 같은 PB(자체브랜드), ‘최저가 도전’ 배지 등을 운영하며 ‘마켓컬리’ 거래액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요즘처럼 고물가로 이른바 ‘짠물소비’가 트렌드가 된 시기에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컬리는 신사업에 속하는 ‘뷰티컬리’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뷰티 카테고리 상품은 식품보다 단가가 높아 수익성 개선 기여도가 높다. 때문에 컬리는 지난 2022년 11월 ‘뷰티컬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컬리는 론칭 당시 ‘백화점 1층 브랜드도 샛별배송’을 앞세우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유치에 집중해 왔다. 물론 데일리뷰티나 중소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하이엔드’ 이미지 구축을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컬리는 지난 2월 최저가 도전 상품보다 더 저렴한 상품을 발견했을 때 차액만큼 컬리 적립금으로 보상하는 ‘최저가 챌린지’를 진행했다. 컬리는 이를 통해 ‘뷰티컬리 페스타’ 특가 매출의 90%를 해당 이벤트 상품이 차지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3월에도 기세를 잇기 위해 ‘최저가 챌린지’를 실시했다. 마켓컬리와 마찬가지로 거래액 증가를 위해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저가 정책’으로 국내 고객들의 심리를 관통하면서 급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업체들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선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이내 C커머스 3사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93%가 ‘제품 가격이 저렴해 이용한다’고 답했다. 가격이 C커머스의 한국 시장 성공적 안착의 핵심요인이라는 방증이다.

컬리는 이에 대해 품질과 가성비 등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아우를 수 있는 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먹거리 구매 부담을 덜고자 좋은 품질의 신선식품을 최저가에 선보이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뷰티컬리의 경우 소비자들이 가격경쟁력이 있으면서 품질도 좋은 뷰티 제품들도 많다는 걸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를 적극 알리고 싶어 최저가 챌린지를 선보였다”며 “프리미엄에서 최저가로 전략을 선회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니즈에 대응하고자 두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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