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학물질 없이 식각하는 반도체 기술 최초 개발
KAIST, 화학물질 없이 식각하는 반도체 기술 최초 개발
  • 정태경 기자
  • 승인 2024.03.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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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제네바 대학교 국제 공동 연구팀, 비대칭 강유전체 마멸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나노스케일 식각을 통해 구조체를 만드는 나노패터닝 기술 개발
기존 반도체 패터닝 방식과 다르게 화학물질 및 고비용 리소그래피 장비없이 매우 낮은 비용으로 대면적 나노 구조 제작 가능해 산업적 잠재력 커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강유전체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 혹은 작은 물리적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되는 등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반도체의 핵심 소자가 되는 강유전체를 화학물질없이 식각할 수 있는 연구를 성공해 화제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가 제네바 대학교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강유전체 표면의 비대칭 마멸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찰 및 규명했고, 이를 활용해 혁신적인 나노 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소재의 표면 특성에 관한 연구에 집중했다. 이들은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을 활용해 다양한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Tribology, 마찰 및 마모) 현상을 관찰했고, 강유전체의 전기적인 분극 방향에 따라 마찰되거나 마모되는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아울러, 이러한 분극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트라이볼로지의 원인으로 변전 효과(Flexoelectric effect)*에 주목했다.

제네바대학교 패트리샤 파루치(Patrycja Paruch) 교수
제네바대학교 패트리샤 파루치(Patrycja Paruch) 교수

연구진은 강유전체의 트라이볼로지 특성이 나노 단위에서 강한 응력이 가해질 때 발생하는 변전 효과로 인해 강유전체 내부의 분극 방향에 따른 상호작용으로 트라이볼로지 특성이 바뀌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강유전체 트라이볼로지 현상을 소재의 나노 패터닝에 응용했다.

이러한 패터닝 방식은 기존의 반도체 패터닝 방식과는 다르게 화학 물질 및 고비용의 리소그래피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기존 공정 대비 매우 빠르게 나노 구조를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생 조성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강유전체 비대칭 트라이볼로지를 관찰하고 규명한 데 의의가 있고, 이러한 분극에 민감한 트라이볼로지 비대칭성이 다양한 화학적 구성 및 결정 구조를 가진 강유전체에서 널리 적용될 수 있어 많은 후속 연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교신저자로 본 연구를 공동 지도한 제네바 대학교 파루치(Paruch) 교수는 “변전 효과를 통해 강유전체의 도메인이 분극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표면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하고 유용한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뻗어나갈 분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생 조성우 박사
KAIST 신소재공학과 졸업생 조성우 박사

연구를 이끈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패터닝 기술은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패터닝 공정과 달리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매우 낮은 비용으로 대면적 나노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2020R1A2C2012078, NRF-2022K1A4A7A04095892, RS-2023-00247245), KAIST 글로벌특이점 사업의 지원 및 스위스, 스페인 연구진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9일 자 출판 됐다. (논문 제목: Switchable tribology of ferroelectrics)

연구팀은 나노 단위의 매우 작고 날카로운 탐침에 전기장을 가해 강유전체의 분극 방향을 바꾸고, 기계적으로 마모를 일으키면 표면의 분극 방향에 따른 마모 비대칭성에 의해 나노 구조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반복적인 전기적 스위칭과 기계적 패터닝을 통해 나노 단위의 복잡한 3차원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taegyeong397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