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효율화·장기보험‧자동차보험 강화로 이익 극대화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는 올해 경영 화두로 ‘초격차’를 제시했다. 초격차는 삼성그룹 대표 경영 슬로건으로, 경쟁자들이 추격하려는 의지마저 갖기 힘들 정도로 우위를 확보하는 경영전략을 뜻한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쟁사들 기세도 만만찮은 만큼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사업에 힘을 실어 경쟁력과 성장세를 강화한다는 포부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문화 대표는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이 대표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1월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손보업계 선두를 지켰다. 당기순이익은 1조8216억원으로 전년(1조6270억원) 대비 12.0%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3억원, 매출액은 20조8247억원으로 각각 15.3%, 6.2% 불어났다.
특히, 세전이익은 2조44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이익 규모 2조원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나쁘지 않은 시기 친정으로 돌아와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지만, 어깨에는 부담을 한가득 지게 됐다.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 기대만큼 성장세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안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순이익 1조5748억원을 시현해 업계 2위로 올라섰고, 삼성화재와 격차를 좁혔다. 메리츠화재는 2025년까지 업계 1위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2년 차를 맞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이 대표 경영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올해 영업 효율화와 더불어 장기보험‧자동차보험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장기보험부문 아래 헬스케어사업팀, 자동차보험부문 아래 특화보상팀과 모빌리티 기술연구소를 각각 신설했다. 기민한 시장 대응을 통한 매출 확대와 영업효율 개선을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사업팀은 인구 고령화로 보험업계 새 먹거리 꼽히는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고 연관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기존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모빌리티뮤지엄이 통합됐다. 완성차업계의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화보상팀은 부문 직할로 운영되던 초기보상센터와 통합보상부, 특화보상센터가 합쳐진 조직이다.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여부를 관리하는 등 초기보상에 특화됐다.
이 대표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로 이익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자동차보험 매출·손익 차별화, 보험 신영역 개척과 수익구조 다변화 등에 힘써 업계 1위를 넘어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장기보험 부문에선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영업 이슈를 창출하고, 자동차보험은 사업비 구조 혁신으로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 유지하고 업계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상품, 채널 경쟁력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험을 넘어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을 확장해 소비자 일상생활에 함께 하며 소비자가 먼저 찾게 되는 삼성화재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