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주)신세계서 분할된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지속되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대형마트 등 주력사업들 또한 상황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연결기준 2023년 한 해 동안 순(純)매출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5% 증가했다. 다만 이마트가 2022년 실적 발표 당시 설정했던 2023년 매출목표인 31조29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주)이마트 사상 최초 연간 적자다. 이마트는 2011년 5월 (주)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신설됐다. 이후 2022년까지 11년간 증감은 있었지만 줄곧 흑자를 내 왔다. 매출이 소폭이라도 지속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게다가 영업손익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이라는 2023년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마트는 이번 적자전환 이유로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을 들었다.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 선반영 등으로 전년 대비 1757억원이 늘어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 실적도 악화됐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2023년 총매출은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총매출 16조9020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과 비교해 각각 2.1%, 27.4% 줄어든 수치다. 실제 2023년 4분기 이마트 기존점 신장률은 -2.1%로 나타났다. 

그나마 G마켓이 지난해 4분기, 8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G마켓은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으로 매 분기 적자 폭을 줄였다. 물론 연간으로 보면, 여전히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CK컴퍼니(스타벅스 운영사)는 신규 점포를 꾸준히 출점한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4억원이 늘어난 13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2021년 이마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사업 수요 증가와 사업 효율성 향상으로 전년 대비 58억원 늘어난 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상승과 리테일사업 호조로 181억원이 늘어난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운영사)는 스타필드 주요 매장의 방문객 증가로 120억원 늘어난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이마트는 올해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우선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3사 기능 통합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물류 효율화로 주요 상품들을 상시최저가(Every Day Low Price) 수준으로 운영해 ‘가격리더십’을 주도하고 온·오프라인 집객 선순환 시너지를 도모한다.

이마트는 ‘고객 경험 극대화’를 위해 고객의 작은 니즈(needs)조차 놓치지 않고 분석·반영해 기존에 없던 최상의 서비스를 선사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는 G마켓과 SSG닷컴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 흑자 달성을 위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주력한다.

아울러 고객 가치 실현과 고객 경험 확장에 힘쓴다. G마켓은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동일 상품을 가격 비교해 최저가 기준으로 개별 고객이 보유한 최대 쿠폰을 선 적용해 추천해주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한다. 또 풀필먼트 운영 개선과 AI(인공지능) 광고 서비스 강화로 수익을 확대한다.

SSG닷컴은 물류 체계를 효율화하고 대형 PP센터 중심의 권역재편과 운영개선으로 주문률과 생산성을 높인다. 지난해 7월 론칭한 익일 배송 서비스 ‘쓱1데이배송’의 구색도 늘린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순매출 30조3000억원, 별도기준 총매출 16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온라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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