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는 2023년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충당금 확대 등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 힘겨운 취임 첫해를 보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분기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린 데다, 카드이용자와 누적 취급액 등에서 좋은 결과를 내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1920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충당금 확대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순익 감소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연간 실적은 역성장이지만 분기 실적을 보면 증가하는 추세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1분기 순익은 202억원, 2분기 524억원, 3분기 548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냈다. 4분기 순익은 43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202억원) 대비로는 65.5% 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취임한 이호성 대표 경영 체제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기반을 잘 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하나은행에서 강남·서초 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 전무, 영업지원 부행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영업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 회복을 위해 하나은행과 협업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특히 이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기업영업역량을 하나카드에서 발휘하고 있다. 실제 하나카드는 지난해 법인영역 기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하나은행이 주거래은행인 기업이 하나카드를 이용하도록 영업을 펼쳤다.
이에 지난해 하나카드 국내·해외 법인카드 이용금액은 전년 대비 18.2% 불어난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업신용판매 잔액도 11.4% 증가한 1조2920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해외 카드 부문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흥행을 일으킨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환전과 ATM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트래블로그 문턱을 낮추기 위해 하나은행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하나카드 누적 취급액은 8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이용자 역시 7.1% 늘어난 1293만7000명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올해 영업력 강화를 통해 회사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성적표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본업은 물론 신사업 발굴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올해 하나카드가 이뤄내야 할 혁신으로 △소비자 가치 혁신 △비즈니스 모델과 뉴 비즈 혁신 △사회가치 혁신을 꼽았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1등 카드사가 되려면 신사업 기반의 수익과 혁신이 밑받침돼야 한다”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 이익 총량을 확대하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체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사 출범 10주년을 맞아, 완전히 새로운 위상의 뉴(new) 하나카드로 도약하자”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