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사 정치권 진출 위해 동원한 혐오·흑색선전 들킨 모양"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86운동권 세력 청산론'이 친일파의 독립운동가 청산 논리와 비슷하다"고 주장한 자신의 발언을 놓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적한 것과 관련해 "한 비대위원장과 여당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폄훼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후 기자들이 홍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질문을 건네자 "어느 독립운동가가 돈봉투를 돌리고 룸살롱에서 쌍욕을 하는가"라며 "운동권 특권세력은 독립운동가들과 비교될 수 없는 대상"이라고 홍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도 "그분들(독립운동가)이 돈봉투 돌리고, 재벌한테 뒷돈 받고, 룸살롱 가서 여성 동료에게 쌍욕을 했는가"라며 "운동권 특권세력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있게 헌신한 독립운동가들과 이미지가 같나. 반대 아닌가"라고 재차 언급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혐의로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2000년 5·18 전야제 때 광주 '새천년 NHK' 룸살롱에 갔다가 이를 지적한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에게 욕설이 담긴 폭언을 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잘못한 정치인에 대해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통해 그만두라고 하면 된다"며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일부 정치인의 잘못을 가지고 전체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거나 그 세력 전체를 청산대상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언어도단'(기가 막혀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 비대위원장의 기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일부 정치검사야말로 청산대상 1순위"라며 "국민세금인 특별활동비를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쓰고 용돈처럼 나눠쓴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부연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룸살롱에 드나드며 스폰서를 받고 한 사람은 누구인가. 룸살롱 스폰서 검사때문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며 "그래서 김영란법에 걸리는가 했더니 검찰식 계산방법으로 (1인당) 100만원 이하로 계산해 (검찰이) 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역공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20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술접대 자리에 참석한 검사 2명에 대해 접대 액수가 1인당 100만원이 안 된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을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해석된다.
홍 원내대표는 한 비대위원장과 여당의 비판에 "아마도 정치검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위해 동원한 혐오와 흑색선전이 들킨 모양"이라며 "국민은 얼마든지 정치인을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할 수 있으며 정치권은 이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고 말해싿.
그러면서 "권력 빌붙어서 인권과 정의를 버리고 민주화운동가들을 고문하고 구속·탄압·처벌 등에 협력해온 정치검사들이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민주화운동을 욕보인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