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사직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한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31일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연장과 관련해 "여전히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 연장을 논의하고 있단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양 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일터를 누릴 수 있는 권리, 이젠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27일, 우리는 일하다 죽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사회와 결별하기로 했다"며 "우리 사회가 놓친 이들이 남긴 교훈을 우리가 사회가 잊지 않고자, 우린 다시 돌아가지 않을 새로운 시간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유예를 더 연장할 필요도, 새로운 예외를 만들 필요도 없다"며 "일하다 사람이 죽는 산업현장을 방치했던 사회로 우린 돌아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실질적으로 노동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나서란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법원조차 인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더라도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흐름마저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질적인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며 "(정부가) 처벌·단하겠다고 엄포만 늘어놓고 체불임금으로 한숨 쉬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서 체불액을 대신 지급하고 사용자에게 추징하는 과감함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자에게 주는 혜택은 안 아깝고, 서민에게 주는 부조는 아까운가.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과 함께 다음 달 1일 본회의부터 약 4개월 간의 임기를 시작하는 양 전 부위원장은 "소외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오늘도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에 늘 함께하겠다"며 국회에 첫 등원하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좀 더 분명하게 진보정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세상을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노동자 의원, 진보정당 의원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기자회견 이후 다가오는 4·10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내가 노동조합 출신이기 때문에 전국에 있는 사업장들을 순회하면서 총괄 선거대책위원회를 맡을 것인지 (결정하는) 문제에 관해 당 지도부와 상의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