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안 표기는 '신치', 의무는 아냐
농심 "주 표기는 kimchi…정부 가이드라인 살펴보겠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농심’ 김치라면 제품에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절임을 뜻하는 ‘라바이차이(辣白菜)’라고 표기돼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김치공정’에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심은 제품에 김치 ‘영문 표기(Kimchi)’를 했고 리바이차이 표기는 한자를 사용하는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제보를 토대로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유명업체가 제품 겉면에 라바이차이로 표기한 김치라면 제품을 판매한 점을 지적했다. 해당 제품은 농심에서 생산·판매하는 것이다.
서 교수는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한국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며 이 같은 표기는 중국의 김치공정에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치공정은 중국정부가 김치 원조가 한국이 아닌 중국의 채소 절임음식 ‘파오차이(泡菜)’의 원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서 교수는 또 우리 정부에서 ‘신치(辛奇)’라는 공식 표기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치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중 한국대사관 등과 논의를 통해 2013년 김치의 중국어 표기법으로 ‘신치’를 공식화 한 바 있다. 다만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업계 전반에 통용되진 않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을 보면 알겠지만 주 표기를 ‘kimchi’로 하고 있다”며 “한자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 이해를 돕고자 작은 글씨로 배추김치의 속성을 알리는 ‘라바이차이’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 가이드라인이 민간기업, 민간기업이 판매하는 해외 제품에도 적용되는 것인지 살펴보고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1년 김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국제식품규격(COEDX)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이 김치종주국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2013년에는 우리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문화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