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박지원·추미애 민주 '올드보이' 귀환..친명계 정치신인들 도전 러시
제22대 총선을 향한 레이스가 12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총선에선 여야 전직 의원들이 속속 재등판을 예고한 가운데 정치 신인들이 이날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에 대거 나서고 있어 향후 이들 간 총선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여권에서는 윤석열정부와 가까운 친이명박(MB)계 전 의원들이 ‘컴백’ 설욕전에 나섰다. 경기 포천·가평 지역구에서 3선을 지낸 김영우 전 의원이 여권의 험지라 불리는 서울 동대문갑 지역에 출사표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중학교 3학년 재학 중 고향인 포천을 떠나 동대문에서 터를 잡았다.
지난 10일 출판기념회에선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포함한 MB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역시 친이계로 분류되는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 지역에서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김현아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경기 고양정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1기 신도시 재건축과 일산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편입 저지 등을 공약을 내걸었다.
친박근혜계 중량급 인사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각각 부산 중구영도구와 경북 경산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YS 지역구였던 부산 서구·동구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영풍 전 KBS 기자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서구·동구에, 대구에서는 정해용 국민의힘 혁신위원이 동구갑,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동구을에 각각 도전장을 던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천정배·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 이른 바 ‘올드보이’들이 대거 출마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현역 의원에 대한 경선 점수 페널티가 강화되면서 친문재인(친문)계와 친이재명(친명)계 ‘여의도 신인’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영등포의 발전과 도약,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정부 임기 막바지에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황두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도 이날 서대문갑 지역 출마를 발표하며 “우상호 의원의 불출마 용단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젊은 정치인들이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정진욱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정무특보(광주 동남갑), 더민주혁신회의 강위원(광주 서구갑) 대표, 민주연구원 현근택(경기 성남 중원) 부원장 등 친명계 원외 인사들도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편, 예비후보자 등록일까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신인 또는 원외 예비후보자들은 선거 지역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현역 의원에 비해 불리한 '핸디캡'을 안고 선거 운동에 나서야만 하는 '깜깜이' 관행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