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까지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현상)가 이어지며 가상자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렇다보니 이들 원화거래소는 현재 불확실성을 극복하기보다 미래를 도모하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빗썸과 코빗, 고팍스 등은 사활을 걸고 수수료 무료라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연말이 코 앞인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업비트 독주 체제의 견조함만 확인됐다.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시장 침체에 따른 실적 하락세 극복를 뒤로하고, 미래를 향한 5대 원화 거래소 노력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시한 두나무의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 줄었다. 빗썸코리아의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92.0% 감소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수수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전체 매출의 97.05%가 업비트 등 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이는 1년 전(98.52%)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 플랫폼을 활용한 거래 중개 수수료에서 매출이 100% 발생했다.
분기별 실적보고서 공시 의무가 없는 코빗과 코인원, 고팍스 등 나머지 원화거래소도 업비트, 빗썸 사정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래 수수료 의존도가 높다보니 원화거래소들은 미래 이용자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놓으며 출혈 경쟁에 나섰다. 통상 거래소 매출이 수수료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빗썸은 지난 10월 4일부터 거래 수수료 0%를 도입했고, 코빗과 고팍스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나머지 업비트와 코인원은 따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원화거래소 간 점유율은 업비트는 약 80~85%, 빗썸 10~13%대 수준이며,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 1%대 미만이다.
대부분 원화거래소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점유율 순위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높은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던 업비트 전략에 가상 자산 시장에서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이용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 시장 조성을 위한 노력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업비트는 이달 초 초 단위로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초봉 시스템을 추가하고, 이용자가 잘못 보낸 가상자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착오전송 디지털자산 찾아가기’ 캠페인도 전개했다.
이 밖에도 이용자의 가상자산과 예치금에 대해 분기별 외부 실사 진행, 내부 회계 관리 제도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 등으로 이용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운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국내외로부터 인정받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거듭나기 위해 서비스 품질과 보안, 투자자 보호 등 다방면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