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업계 투톱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와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양사가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향후 긍정적인 실적을 얻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나란히 중국시장 악화와 면세채널 매출 축소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1285억원, 매출액 1조74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4%, 6.6% 줄었다. 특히 뷰티(화장품)사업 영업이익이 88.2% 하락한 80억원, 매출액은 15.1% 감소한 6702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기 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 국내 가맹사업 철수, 북미사업 관련 구조조정 등의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줄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5.1% 감소한 8888억원이었다. 면세, 글로벌 이(e)커머스, 중국시장에서의 매출 하락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부진을 털고 실적 반등을 위해 각각 색조와 기초 라인업 구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국내와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hince(힌스)’를 인수했다. 이정애 대표가 부임한 후 처음으로 이뤄진 M&A(인수합병)다. 

LG생건의 이번 M&A 추진은 글로벌 색조 화장품 시장의 꾸준한 성장성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색조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87조원에서 2027년 약 128조원으로 연평균 8%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힌스 매출액은 218억원이다. 매출 비중은 국내 50%, 해외 50%다. 특히 해외 매출 대부분은 일본에서 나왔다. 

LG생활건강은 힌스 인수로 색조 화장품 라인업을 보강하고 국내외 MZ세대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힌스의 상품 기획력을 내재화해 자체 색조 브랜드 육성에 활용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힌스는 MZ세대 마니아층이 탄탄하고 일본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졌다”며 “힌스를 통해 후, 숨37 등 기초 화장품 대비 약한 색조 부문을 강화하고 한국과 일본 외에도 아시아, 북미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인지도가 높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기초 화장품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코스알엑스는 ‘스네일’, ‘The RX’ 라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코스알엑스의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는 아마존 뷰티·퍼스널 케어부문 톱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는 등 북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알엑스가 공동개발한 The RX 라인(더 비타민씨 23 세럼, 더 레티놀 0.1 크림 등)은 작년 6월 출시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누적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코스알엑스는 최근 3년간 연평균 6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04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 상반기에는 매출 1902억원, 영업이익 717억원을 거뒀다. 특히 북미·동남아·유럽·일본 등 140여개국에 진출,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진행한 틱톡 챌린지로 브랜드 해시태그 누적 조회수가 21억회를 넘어서는 등 디지털 소통 역량도 인정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처럼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코스알엑스와의 다각적 협업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디지털 채널에 대한 탁월한 이해,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으로 급성장 중인 코스알엑스가 그룹 일원이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코스알엑스의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가진 비전과 사업관리 노하우를 결합해 글로벌 고객이 사랑하는 매력적인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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