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경 의원 “수소충전소 88%, 수소가스 누출 1676번…위험경보 ‘제로’”
한무경 의원 “수소충전소 88%, 수소가스 누출 1676번…위험경보 ‘제로’”
  • 허인 기자
  • 승인 2023.10.25 0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소충전소 안전성 확보 위한 기술력 제고 필요”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진행된 수소충전소 상설점검에서 1676건의 수소 누출이 발견되었으나 위험 경보 시스템은 단 한 차례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안전공사 자료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165곳 중 146곳이 수소 누출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전체 충전소의 88%에 달한다. 특히 울산에 위치한 00수소충전소의 경우 132차례 점검한 결과, 79차례나 수소가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수소안전메뉴얼에 따르면, 수소는 연소하기 쉬운 기체로 최소점화에너지가 매우 작아 정전기 등에 의해서도 쉽게 발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연소한계 범위가 매우 넓어 화재 또는 폭발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의 안전성 문제를 인식하여 신규발전소의 경우, 주 2회씩 점검하고 있고, 기축 충전소의 경우 주 1회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잦은 점검은 이례적인 것으로 사고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수소 누출과 관련한 문제점은 가스안전공사의 ‘수소충전소 상설점검 분석보고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사 등의 시공역량미달 등으로 인하여 신규충전소의 부적합 건이 증가하고 있고, 재점검 부적합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율안전관리도 미흡한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함께 수소 누출의 원인의 약 47%가 초고압 압축기 가동에 따른 심한 진동으로 인한 누출이었고, 배관이음매 접합 부위에서 가장 많은 누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약 17억 원을 투입하여 수소용기의 압력이나 유량 등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알려주는 수소충전소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나, 상설점검에서 발견된 수소 누출건에 대해서는 경보가 단 한 차례도 작동하지 않았다.

상설점검에서 누출된 수소량이 미량이라고 할지라도 연소하기 쉬운 물질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17억 원이 투입된 수소감지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소충전소의 수소누출사고는 과거에도 발생했던 문제이다. 2020년 8월 4일 청주 도원 수소충전소에서 누출사고가 있었는데, 압력용기의 넥크링에 설치된 플러그 연결부에서 수소 누출이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폭발 위험성이 있었던 사고였다. 조사결과 미국 CPI사 압력용기의 제작결함이 원인이 되어 2020년 9월 28일 산업부가 압력용기 사용중지를 명령한 적이 있다. 

이후 CPI사 용기를 도입한 27기에 대해서는 부품이 전량 교체 되기도 하였다. 가스누출사고조사서에 따르면, 밸브가 설계와 달리 제조되었고, 용기이음매부위 부식 발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한무경 의원은 “아직 수소 인프라 기술이 부족하여 수소누출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수소충전소 보급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량의 수소라도 화재와 폭발 위험성이 있는 만큼 수소감지기에 대한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

hurin02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