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주담대 시장에서 시중은행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에 내년 초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가 포함되는 만큼 소비자 이탈 방지와 추가 대출 흡수를 위해 비대면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가동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은 이르면 연내 대상 범위를 주담대까지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는 내년 초부터 아파트 주담대, 전세대출 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주담대 기준 19개 대출 비교 플랫폼과 32개 금융사가, 전세대출은 16개 플랫폼과 22개 금융사가 참여한다.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갈아타기 경쟁이 현실화할 경우 은행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주담대는 올해 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실에 따르면, 8월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상반기 말(511조4007억원) 대비 3조5990억원(0.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17조3223억원에서 19조3173억원으로 1조9950억원(11.5%) 증가했다. 케이뱅크도 3조6934억원에서 4조655억원으로 3721억원(10.1%) 불어나는 등 두 인터넷은행 모두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 경쟁력으로 신규는 물론 기존 대출까지 흡수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담대 신규 취급액 중 대환대출 비중은 5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급해지자 시중은행은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일 비대면 전용 주담대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시세정보가 있는 아파트담보대출을 대상으로 무상임대차, 말소 조건 대출 등도 기존과 달리 영업점 이관 없이 100% 비대면 취급할 수 있게 한 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달 1일부터 모바일 앱 쏠에서 대환대출 전용 주담대 상품을 출시·운영 중이다.
이들은 인터넷은행을 벤치마킹해 비대면 주담대 전담 상담조직을 꾸리고,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서류제출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연 5% 수준인 기존 대면 상품보다 이자를 낮춘 4%초·중반대 상품을 내세워 인터넷은행과의 금리 경쟁력도 확보했다.
특히 우대조건 없는 단일금리를 적용해 대다수 차주가 낮은 금리로 신규는 물론 대환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범 이후 성과를 나타낸 만큼, 대출금 규모가 큰 주담대 대환대출은 이용이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소비자 이탈을 막고 새로운 대출 유입을 위해 편의성과 금리 경쟁력을 중점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