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류' 12.1% 가격 상승이 큰 영향 미쳐
곡물 0.5%, 육류 0.3%, 유제품 0.4%, 설탕 3.9%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자 반향이 세계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세계 식량 가격은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유지류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올해 3월 127.0까지 하락했다. 4월 127.7에서 5월 124.2, 6월 122.4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올 7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23.9로 지난달(122.4)보다 1.3% 상승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5개 품목군별(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곡물·육류·유제품·설탕 가격은 떨어졌지만 유지류 가격은 올랐다. 전월 유지류 가격지수는 129.8로 집계돼 지날 달 보다 12.1% 상승했다.
특히 해바라기씨유 가격은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되면서 크게 뛰었다.
팜유도 주요 생산국의 생산이 둔화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대두유와 유채씨유도 미국(대두)과 캐나다(유채)의 생산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국제 원유 가격 상승도 유지류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반면 곡물 가격지수는 125.9로 지난달 126.6보다 0.7% 하락했다.
다만 국제 밀 가격은 흑해곡물협정 종료와 미국, 캐나다 가뭄 영향으로 9개월 만에 처음 상승했다.
여기에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 쌀 가격도 상승했다.
옥수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수확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에서도 생산량이 예상을 웃돌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146.3로 전월 152.2보다 3.9% 떨어졌다.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수확이 원활히 진행 중이고 인도에서는 강수로 인해 긍정적 생산이 예상되면서 설탕 가격은 하락했다.
세계 최대 설탕 수입국인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수요 저조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엘니뇨 영향으로 태국 등 사탕수수 생산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고, 국제 원유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가격 하락폭은 제한적이다.
육류 가격지수는 117.8로 지난달 118.1보다 0.3% 하락했다.
소고기 가격은 호주·뉴질랜드의 수출 가능 물량 증가와 아시아의 수입 수요 둔화에 따라 하락했다.
가금육은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에도 주요 수출국의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서유럽과 미국의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16.3이다. 전월 116.7보다 0.4% 하락했다.
버터와 탈지분유 가격은 유럽의 여름휴가 기간에 따른 시장 거래 둔화, 가격 추가 하락 기대에 따른 수입 수요 저조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
전지분유는 뉴질랜드의 공급 증가에도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다.
유럽에서 더위로 인해 우유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치즈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