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대란 '아사히 왕뚜껑'…삿포로, 산토리 팝업 열며 소비자 접점 확대
일본 맥주가 부활하는 모습이다. 4년 전인 2019년 ‘노 재팬(No Japan)’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에 맥을 못 추리며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였다. 하지만 올 들어 다시 마트와 편의점 매대에 아사히·기린·삿포로·산토리 등 일본 브랜드들이 당당히 자리 잡으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수입맥주시장 공략을 위해 신제품 출시, 팝업스토어 운영 등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20일 관세청과 맥주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5553톤(t)으로 전년 동기보다 264.9%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56만달러(약 58억원)으로 291.1% 급증했다. 덕분에 일본은 지난달 국내 전체 맥주 수입량의 27.1%를 차지하며 중국을 제치고 최대 맥주 수입국 지위를 되찾았다.
노 재팬 이전까지 일본맥주는 월평균 600만달러(약 76억원)어치가 수입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였다. 당시 일본맥주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국가는 한국이었다. 노 재팬 분위기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점차 희미해지다가 현 정부 들어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 노력 등으로 일본 상품에 대한 국내 수요는 다시 회복세다. 일본 맥주도 마찬가지다.
국내에 유통되는 주요 일본 맥주는 아사히(수입사 롯데아사히주류), 기린(하이트진로), 삿포로와 에비스(매일유업 계열 엠즈베버리지), 산토리(오비맥주) 등이 있다. 이중 아사히와 삿포로, 산토리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아사히의 경우 공식 출시 전부터 품절대란으로 화제가 됐던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으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아사히 왕뚜껑 생맥주’로도 불리는 이 제품은 캔 뚜껑을 열면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오는 특징 때문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증샷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일본에선 2021년부터 유통됐는데 올 5월 국내에 일부 물량이 한정 판매된 후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달 11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아사히는 또 대학가가 있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4년 만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삿포로도 젊은층이 많은 서울 홍대에 지난달 팝업스토어 ‘삿포로 더 퍼스트 바’를 열었다. 삿포로의 국내 팝업 오픈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팝업을 택했다. 삿포로는 따르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의 다른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자 특수 제작한 1.1밀리미터(㎜) 두께의 유리잔을 도입했다. 인증샷 이벤트, 삿포로 실버컵 네이밍 각인 서비스 등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삿포로맥주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토리맥주 역시 이달 7일 서울 용산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산토리는 요즘 MZ세대에게 ‘하이볼’과 ‘위스키’로 더 유명한 브랜드다. 일본에서는 아사히, 기린, 삿포로와 함께 4대 맥주 브랜드로 꼽힌다. 산토리는 팝업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일본 최고의 고급 맥주라는 점을 홍보하며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팝업에서는 프리미엄 몰츠뿐만 아니라 ‘산토리 카오루 에일’과 ‘밀코’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카오루 에일은 맥주의 주 재료인 홉의 풍미를 2배로 높인 제품이다. 밀코는 잔의 90%가량을 거품으로 채운 독특한 형태의 맥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