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M&A 빅뱅]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증권·보험 빈자리 '골몰'
[금융사 M&A 빅뱅]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증권·보험 빈자리 '골몰'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7.0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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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포트폴리오 30% 확대…리테일 강한 증권사 없어 관망

정부는 은행지주사의 과점체제를 허물기 위해 규제를 완화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대형사인 금융지주사 간 시장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중·소형사는 체급을 올려 아성에 도전장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뺏고 빼앗기는 시장 분위기는 갈수록 불거지는 셈이다. 외적 성장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M&A(인수·합병)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금융권의 M&A 분위기를 훑어봤다. <편집자 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갈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은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6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올해 3월24일 취임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설보다는 M&A로 가닥을 잡고 있어 적당한 매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현재 은행, 카드, 캐피탈, 종합금융 등의 자회사를 계열사로 뒀지만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1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은행 비중이 83.9%로 대부분이다.

임 회장은 취임 당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M&A 계획이 있고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 회장은 지난 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우리벤처파트너스 영입을 시작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비중을 30%로 확대해 성장 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고 기업금융 명가로 다시 자리 매김하겠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업계는 임 회장이 M&A 경력을 크게 평가해 우리금융의 추가 M&A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2월 다올금융그룹 벤처캐피털(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현재 우리벤처스파트너)를 약 21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임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직 당시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사했다. 

특히 임 회장은 현재 증권사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는 거래수수료 수입과 금융상품, 기업금융(IB) 등에서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를 우선하고 보험사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리테일이 강한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가 물망에 떠오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은 중형급 규모에 리테일이 강한 증권사를 원하고 있다”며 “규모가 너무 작은 곳은 회사에 큰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중 매물로 거론된 곳은 삼성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해당 증권사는 모두 매각에 대해 계획이 없다며 일축했다.

증권업계는 “현재 증권사 매물은 없는 상황으로 매물이 나오기까지 어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임 회장은 매물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는다면 급할 것이 없다”며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유안타증권이라든지 몇몇 증권사들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기업을 엮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우리금융은 일축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며 “(만약) 원하는 규모의 기업과 이어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담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