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AI 서빙로봇 '이리온' 수도권 매장 판매 개시
세븐일레븐, 방배동·건대 '뉴비오더' 배달 시범사업
편의점에서 로봇을 판매하고 로봇으로 배달하는 ‘로봇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정부의 규제샌드박스(새로운 제품·기술·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제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율주행 로봇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는 자율주행 로봇배송 상용화를 위한 실증 테스트 및 판매에 돌입했다.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한 MOBINN(모빈) 배달로봇을 활용한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CU는 로봇배송 상용화 가능성 검증을 위해 남양시티점을 실증 점포로 제공해 로봇과 배달 시스템 간 연동을 위한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로봇배송은 고객이 ‘포켓CU’ 혹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 시 기입한 주소로 최적 경로가 설정된다. 근무자가 로봇에 상품을 적재하면 로봇은 자동으로 출발하고 배송 완료 후 출발지로 돌아온다. 로봇배송은 기후에 상관없이 24시간 운영된다.
로봇은 3D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운행 중 마주하는 장애물들을 인식하며 실시간으로 경로에 반영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플렉서블 휠을 통해 장애물 구간 이동 시 바퀴가 구부러져 계단·경사로 등을 최단 경로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상품 보관함을 수평으로 유지해 파손에 취약한 디저트·즉석 원두커피 등도 배송 가능하다.
CU는 이를 위해 관계사 BGF에코솔루션이 개발한 PLA(Poly Lactic Acid) 박스를 로봇 배송 적재함에 설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배송에 안정성을 더했다. 배송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분으로 20~30분 소요되는 일반 라이더 배달 대비 더 빨랐다.
홍원진 CVS(소형소매점포) Lab 책임은 “이번 실증 사업은 로봇 배달 서비스 상용화와 국내 리테일테크 고도화를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로봇배송의 실내외 주행 성능과 장애물 극복 능력을 확인한 뒤 운영 지역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폴라리스쓰리디와 업계 최초로 수도권 9000여점에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서빙로봇 ‘이리온’을 출시한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로봇 분야 기업이다. 이리온은 폴라리스쓰리디의 진동 제어, AI 임베디드 기술 등이 적용돼 음식을 흔들림 없이 서빙하는 국산 로봇이다.
GS25는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가 늘고 키오스크(무인주문기), 서빙로봇 보급이 확대되면서 구매 편의 차원에서 서빙로봇 상품을 도입했다. GS25는 기술력이 높지만 인지도가 낮은 국내 강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상생 경영을 첨단산업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다음달까지 DX LAB점에서 이리온을 시범 운영한다. 이 매장은 디지털 고객 경험 확대와 함께 첨단 AI 로봇 상품의 쇼룸 역할을 수행한다.
김형곤 GS25 서비스기획팀 MD(상품기획자)는 “이리온 AI 서빙로봇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구매 편의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강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하는 의미 있는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도 로봇배송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배달 기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근거리 지역 배송 대체 △배달 소외 지역 최소화 △배달 인건비 감축 △배달비 최소화 △고객 편의 등을 위해 배달로봇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자율주행 로봇배송 관련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오는 10월 말까지 서울 방배1동 일대와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로봇배달 서비스 3차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번 3차는 다수 상권·다수 점포·다수 로봇(5대)을 활용한 복합 배달 모델의 상용화를 테스트한다. 뉴빌리티가 신규 론칭한 로봇배달 전용 플랫폼 ‘뉴비오더’도 함께 테스트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서초아이파크점과 서울 방배동 소재 점포 3곳에서 1·2차 실증 테스트를 실시했다.
자율주행 실증에 사용되는 배달로봇 ‘뉴비’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과 센서 기술이 융합됐다. 정확한 위치 추척, 장애물 인식·회피, 기상 악화 시에도 안정적인 배달이 가능하다.
이윤호 세븐일레븐 DT(디지털전환)혁신팀장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편의점 근거리 배송의 수요 및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로봇을 활용한 편의점 배달 모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로봇배달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객 편의와 가맹점 수익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