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尹정부 1년을 말한다④] 금융권 열에 넷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
[창간특집/尹정부 1년을 말한다④] 금융권 열에 넷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6.0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대금리차 '온도차'…은행 비이자이익 비중 20~30% 예상

윤석열 정부는 출범 1년을 맞아 발간한 ‘30대 핵심성과집’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복원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당국까지 혁신을 강도 높게 강조해온 현실을 감안하면 특별히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신아일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은행, 보험, 카드,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총 102명을 대상으로 ‘윤정부 1년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전제와 함께 총 12개의 질문을 각각 던졌다. 이번 설문조사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본다. 윤 정부에 남은 시간동안 금융정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금융권 열에 넷은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기준금리가 다시 인하되는 시기에 대해 내년 1분기를 예상했다. 

아울러 응답자 39%는 은행권 전체 영업이익 중 비이자이익이 앞으로 차지할 수 있는 비중에 대해 20~30% 수준으로 내다봤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제로금리 수준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지난 2021년부터 다시 올리며 금리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해 한은은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이어졌다. 

이에 2021년 7월 0.50% 수준이었던 한국 기준금리는 올해 1월 3.50%로 1년6개월 만에 3.00%포인트(p)나 급등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해 은행권은 역대 최대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55조9000억원으로, 전년(46조원)보다 9조9000억원(21.5%)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호실적에 대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바라보는 눈길은 곱지 않다. 고금리로 서민 경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만 곳간을 채운다’는 인식은 확대됐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를 줄일 것을 압박했고, 실제 은행마다 대출이자 인하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4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평균 1.152%p로 낮아졌다. 이는 전달(1.162%)보다 0.01%p 낮은 수준으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자이익에 기댄 은행권 경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비이자이익 확대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02명의 금융업 종사자에게 ‘언제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가’란 질문을 던진 결과, 응답자의 37.3%는 ‘내년 1분기(2024년 1~3월)’라고 답했다.

이어 △올해 4분기(2023년 10~12월, 28.4%) △내년 하반기(2024년 7월 이후, 18.6%) △내년 2분기(2024년 4~6월, 14.7%) △올해 3분기(2023년 7~9월, 1.0%) 순으로 집계됐다.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이와 함께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적절한 예대금리차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열에 셋은 ‘1.50~1.75%p(31.6%)’를 제시했다. 이어 △1.75~2.00%p(28.6%) △1.50%p 이하(26.5%) △2.00~2.25%p(9.2%) △2.25%p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결국 고객에게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를 받고 고객이 맡긴 돈의 이자를 줘야하는 데, 무조건 격차가 좁다고 좋게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은행마다 경영 상황에 맞춰 대출금리와 수신금리를 정하는데, 이를 획일적으로 ‘예대금리차를 좁혀라’라고 압박하는 것은 결국 은행권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권 비이자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어느 정도 비중까지 차지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열에 넷(39.2%)은 20~30% 수준으로 내다봤다.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이 37.3%로 두 번째로 높았고, 다음으로 30~40%(18.6%), 40~50%(3.9%) 순이었다. 비이자이익 비중이 50%를 웃돌 수 있을 것이란 답변은 1.0%에 그쳤다.

금융산업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영업방식과 사업 일부 변경 등으로 은행권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신아일보 창간 20주년 '윤석열 정부 1년의 금융정책 평가' 설문조사 (그래픽=정지윤 기자)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해외 주요 금융선진국과 다르게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돼 있다”며 “상업은행의 주요 업무가 대출과 예금인 것을 고려하면, 결국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비이자이익이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은 12.0% 수준으로 미국은행의 비이자이익(30.1%)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him565@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