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리아)-뷰티가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초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R&D(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 제고로 트렌드를 선도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뷰티는 지난 2021년 전체 수출액 91억8357만달러(10조5099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또 매년 세계 뷰티·패션 저널 WWD(Women’s Wear Daily)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은 당당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K-뷰티는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점차 독자 영역을 확장하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뷰티 선진국과 겨룰 만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전시켜온 결과다.
특히 △빅데이터·AI(인공지능) 등 I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뷰티테크 △피부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바로잡아 피부 본연의 힘을 강화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친환경·윤리 등 복합적 가치를 반영한 클린뷰티 기술 등이 두드러진다.
세계 최초로 뷰티 기술을 선보이거나 제품 상용화를 진행한 국내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이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한 뷰티테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개인의 피부 상태와 니즈에 맞춰 화장품을 제조하는 맞춤형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8년 ‘쿠션 화장품’을 선보여 뷰티업계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했다. 쿠션 화장품은 전 세계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꿔놓으며 K-뷰티를 새롭게 인식시켰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9년 항노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1세대)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제품화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보습·항노화·톤개선 등 피부 전반에 우수한 효능을 가진 2세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발견해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콜마는 플라스틱 감축과 친환경 원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이튜브·종이스틱 △ 친환경 계면활성제 및 점증제 △미세플라스틱 대체제 등이 있다.
이처럼 K-뷰티는 선진국들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술력과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 제품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다만 K-뷰티가 세계 시장을 이끌려면 기초분야 R&D 투자를 바탕으로 △미래 지속적·독자적 경쟁력 확보 △친환경·윤리 경영 △소재기술 개발 등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설훈 동덕여대 화장품학 교수는 “국내 화장품 기업은 괄목할 만한 기술 성장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도 “앞으로는 기초분야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과 사람을 위한 새로운 자외선 차단 성분, 화장품의 기본 역량인 보습과 피부장벽을 개선하는 새로운 기술·분석법 등 기초·기반 기술을 다진다면 다른 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독자적 헤리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일영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장은 “화장품 산업은 과학기술, 지식 및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발전한다”며 “화장품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R&D투자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 향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