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 후 外관광객 회복률·MICE 수요↑
투숙률 상승…코로나 이전 수준 업황 회복 기대
대형 특급호텔의 올 1분기 실적이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행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여의 긴 코로나 터널을 지나 반등의 기지개를 켜며 여름철 대목에 본격 대응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호텔신라, 조선호텔앤리조트, 파르나스호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대형 호텔 기업들은 올 1분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6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582억원 대비 67.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호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8%에서 23.9%로 크게 높아졌다. 1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작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줄었다.
호텔신라도 1분기 선전했다. 호텔&레저 부문 매출액은 143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영업이익은 288% 급증한 9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이마트 계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1분기 실적도 좋다. 매출액은 31.6% 성장한 1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2억원 손실에서 올 1분기에는 40억원 흑자 전환했다.
GS리테일 계열의 파르나스호텔은 1분기 기준 창사 최대 실적을 얻었다. 973억원의 매출액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8.5% 늘었고 영업이익은 2.4배 이상 성장한 215억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1분기 호텔부문(호스피탈리티) 매출액은 139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 늘었다. 47억원 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159억원 적자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이들의 1분기 양호한 실적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함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를 비롯한 대규모 행사가 재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한 국내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분기별 회복률은 2022년 1분기 7.3%에서 올 1분기 44.6%까지 올랐다. 올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71만명으로 직전 분기(2022년 4분기)보다 16.2% 늘었다.
실제 신라호텔의 1분기 투숙률은 서울신라호텔 64%, 제주신라호텔 67%, 신라스테이 79%다. 지난해 동기보다 적게는 6%포인트(p)에서 많게는 20%p 높아졌다.
파르나스호텔도 엔데믹과 함께 대규모 행사 수요가 급증했다. 대표 격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와 코엑스 두 곳 행사·웨딩 부문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 이상 증가했다. 이 호텔 측은 “지난해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스몰 웨딩 및 소규모 행사가 주를 이뤘으나 올해에는 억눌렸던 대규모 행사·웨딩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호텔업계는 올해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휴가·여행·관광이 집중된 여름철 대목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롯데호텔은 국내외 27개 체인이 참여해 투숙 일수를 2배 적립해 주는 ‘슈퍼 리워즈’ 행사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여름시즌에 맞춰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 내 럭셔리 카바나를 소규모 프라이빗 풀 파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조선호텔의 웨스틴 조선 서울은 외국인 관광객이 DMZ(비무장지대) 투어를 할 수 있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웨스틴 조선 서울은 최근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약 80%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에 머물며 다채로운 투어를 경험할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