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자산 95조 확대…김 부회장, 방산분야 성장 초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 짓고 ‘한화오션’ 출범 초읽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오너 3세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방산 부문 개편이 완료돼 차기 총수 입지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한화는 재계 6위까지 넘보게 됐다.
한화그룹은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발표하자 즉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 측은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 및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그룹 5개사는 2조원 규모 대우조선헤양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후 한화는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 사명은 ‘한화오션’이 유력하다. 새롭게 출범하는 한화오션 신임 대표로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총괄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2년만에 경영 정상화의 닻을 올리게 된다.
한화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성공으로 기업 규모를 한층 키우게 됐다. 공정위의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현황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83조280억원이다. 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에 이어 현재 재계 7위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한화의 재계 순위가 오르지는 않지만 자산총액 ‘100조 클럽’ 입성은 한층 가까워진다. 공정자산 12조원 규모 대우조선해양을 더해 총 자산이 95조원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계 6위 롯데(129조6570억원)와의 격차는 좁히고 재계 8위 GS(81조8360억원)와의 격차는 벌리게 됐다.
특히 차기총수로 불리는 김동관 부회장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김 부회장 체제 진입 후 처음으로 진행된 대규모 인수합병이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대표 인수 주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도 겸직 중이다. 그는 조선업 진출을 넘어 그룹 주력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로 인수를 적극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그룹 핵심역량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 대우조선해양을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또한 단순 이익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한국 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공정위는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건 심사에 대해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함정 부품에 대해 경쟁사업자에 비해 차별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차별적인 견적을 제시해 함정 입찰 과정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시정조치 3건을 부과했다. 한화 측은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이 있다”며 “그럼에도 경영실적이 악화된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