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너구리와 족제비, 삵 등 육식성 야생포유류를 대상으로 AI 감염실태를 조사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하 관리원)은 최근 해외에서 야생포유류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이달 말부터 약 1년간 국내 서식 야생포유류를 대상으로 AI 감염실태를 시범 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
관리원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야생조류 AI 예찰 지점을 대상으로 너구리와 족제비, 삵 등 육식성 야생포유류의 AI 감염 여부 및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시범 조사를 추진한다.
관리원에 따르면 야생포유류의 AI 감염은 주로 육식성 야생포유류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해 이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붉은여우와 잔점박이물범 등 육식성 야생포유류의 AI 감염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야생포유류에서 AI가 검출·보고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최근 야생조류를 먹이로 하는 맹금류에서 AI 감염이 확인되고 있어 야생조류를 잡아먹는 육식성 야생포유류에 대한 선제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게 관리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리원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야생포유류 AI 예찰, 주민 신고 등을 통해 야생포유류 시료를 확보하고 AI 진단과 정밀검사를 한다.
우선 광주·전남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2곳과 협업해 구조 과정 중 폐사한 야생포유류를 시범 조사하고 야생포유류 AI 발생 상황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야생조류 예찰 지점에서 야생포유류 폐사체 유무를 살펴보고 주민 신고 등을 통해 발견한 야생포유류 폐사체를 관리원으로 이송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
관리원은 이번 시범 조사에서 야생포유류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해 방역 활동에 활용토록 하고 발생지점 주변 역학조사 및 조사 대상 시료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동인 관리원장은 "최근 해외에서 야생포유류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에는 아직 발생사례가 없으나 야생동물 사체를 발견한 경우 즉시 해당 지자체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신고해 조류인플루엔자 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