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소수 대형 은행 위주의 과점체제를 부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보험사나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이 은행 영역 일부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권과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지난 22일 발족했다.
TF는 오는 6월까지 △은행권 경쟁촉진 △금리체계 개선 △보수체계 개선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과제를 논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이 가운데 현재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 집중된 과점체제를 타파하고 경쟁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그동안 은행의 영역이었던 지급결제와 예금·대출 분야에 보험사와 증권사 등이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TF는 당초 챌린저뱅크의 도입을 먼저 고려했었다. 챌린저뱅크는 금융시장 혁신에 중점을 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소규모 특화은행을 말한다.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기존 은행과 달리 중소기업금융, 소매금융 등 기능별 업무가 뚜렷하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경쟁자를 시장에 참여하도록 하기보다는, 기존 다른 금융업권의 대형 금융사를 경쟁자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TF 첫 회의에서 “예금·대출 등에 있어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뿐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스몰라이센스 도입을 통해 타 금융업권의 은행업 진출길을 터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몰라이센스는 기존의 까다로운 은행업 진입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더라도 일부 허용해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제도다.
기존 보험사와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 인가 세분화를 통한 은행 분야 진입 허용을 고려한다. 또, 증권사와 보험사, 카드사의 경우 법인 지급 결제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 완화, 빅테크는 대출 비교플랫폼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5대 은행 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신·대출 비교 플랫폼을 확대·강화하는 방법도 고려한다.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을 유의미한 경쟁자로 만들기 위해 예금·대출 업무를 확대나 지점 증설을 유도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