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지배력 강화·외형 확대…외식, 신도시 중심 매장 확보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2030년 창립 50주년을 앞둔 이랜드는 1980년 보세옷가게에서 시작해 유통, 호텔·리조트, 외식 등 다방면으로 영토를 넓혀 왔다. 이랜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100년 전통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삼각편대인 패션·유통·외식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사업 이랜드월드로 집결…온라인 중심 시너지 강화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패션사업 법인인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스파오’·‘미쏘’·‘로엠’ 등 콘셉트가 다양한 수십개의 패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온라인 경쟁력 제고에 집중했다. 이랜드월드는 브랜드별 단독 온라인몰을 오픈하고 각 브랜드 핵심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개편을 진행했다. 고객들이 오랜 시간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알려 충성도 높은 ‘팬’으로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미쏘닷컴’과 ‘로엠닷컴’의 체형별 맞춤 사이즈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도입과 ‘스파오닷컴’의 단독 출시상품·온라인 전용 상품 확대 역시 그 일환이다.
이랜드월드는 올해 유통사업 법인인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지난해 10월 영업양수한 ‘이랜드몰’·‘키디키디’ 등을 토대로 전문몰과 종합몰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 지배력 키울 방침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그룹 전반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비즈니스 역량을 이랜드월드로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단순 판매 중심의 온라인몰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주 방문할 만한 ‘온리 콘텐츠’를 선보여 고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영역별 사업회사 출범…전문역량 제고 승부수
이랜드리테일은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3개 법인으로 분할됐다. 기존 이랜드리테일은 특정매입 사업부문을 통해 입점 수수료와 임대 수익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개발과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하이퍼마켓 사업부문을 담당할 이랜드킴스클럽은 킴스클럽과 NC식품관을 운영한다. 특히 지분투자를 완료한 오아시스와의 협업으로 산지 신선식품·온라인 시장으로 입지를 다진다. 이랜드킴스클럽은 ‘킴스오아시스’로 새벽배송을 제공해 고객층을 다양화하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매출·수익 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식사업 법인인 이랜드이츠와 힘을 합쳐 가정간편식·외식 식자재 소싱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아울러 자체 브랜드 ‘오프라이스’의 판로를 킴스클럽 외 국내 주요 유통채널과 해외까지 넓힌다.
이랜드글로벌은 이번 물적 분할을 계기로 독립성을 갖추게 되면서 외부 온·오프라인 채널로 사업 확장이 가능해졌다. 이랜드글로벌은 ‘럭셔리갤러리’·‘NC PICKS’ 등 글로벌소싱 역량을 극대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이랜드 콤플렉스 복합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9년 지하 6층, 지상 23층 규모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의 차세대 콘텐츠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 개발 모델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애슐리퀸즈 프리미엄화 전략 주효…선두 굳히기 돌입
이랜드이츠는 대표 외식 브랜드인 ‘애슐리퀸즈’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한다. 이랜드이츠는 2020년부터 애슐리 클래식·더블유 등을 ‘월드 와이드 뷔페’ 콘셉트의 프리미엄 모델인 애슐리퀸즈로 전환해 왔다. 메뉴도 기존 80여종에서 200여종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최근 2년간 핵심 상권 옥석 가리기에 전념했다. 그 결과 전국 60여개 매장 중 애슐리퀸즈의 대형매장을 판가름하는 기준인 월매출 5억원 이상을 기록한 매장은 동탄 1·2호점을 포함한 5곳뿐임을 확인했다. 이랜드이츠는 이 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신도시 중심의 신규 매장 확대’ 전략을 수립했으며 올해 애슐리퀸즈 매장을 80호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애슐리퀸즈 전 매장 프리미엄화로 점당 매출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수익 측면에서도 건전한 구조를 완성했다”며 “피자몰과 자연별곡, 로운 샤브샤브 등 다양한 뷔페 콘텐츠도 강화해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획 열두 번째 기업으로 동원을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