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신규 사업 확대 영향…경기 침체 시 부실 전환 가능성도
지난해 3분기 말 대기업 건설계열사의 채무보증 잔액이 250조원을 넘기며 2020년 말 대비 159조원 증가했다. 기업별로 현대건설이 가장 많은 채무보증을 기록했고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상위에 올랐다. 채무보증 급증은 수주와 사업 확대에 따른 결과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시에는 부실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기업집단 건설 계열사 112곳의 채무금액잔액(이하 채무보증)이 250조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말 90조5485억원 대비 159조4886억원(176.1%)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사 채무보증이란 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공사 시행을 위해 발주처나 입주 예정자 등에 제공한 보증이다. 채무보증이 많다는 것은 수주 물량 확대와 신규 사업 증가로 해석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경우 부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채무보증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26조9763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이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21조2275억원과 19조1034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롯데건설(18조4151억원)과 KCC건설(13조35억원), 태영건설(12조646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호반건설(12조2509억원)과 한화건설(현 (주)한화 건설부문)(11조4686억원), DL이앤씨(10조4123억원), SK에코플랜트(10조2730억원) 등도 채무보증이 10조원을 넘었다.
2020년 말 대비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도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9월 말 채무보증은 2020년 말 7조8665억원 대비 19조1098억원(242.9%) 증가했다. 이 기간 채무보증 건수도 81건에서 191건으로 110건 늘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채무보증이 15조4634억원(268.3%) 늘었고 채무보증건수는 184건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채무보증과 건수가 각각 17조656억원(837.4%)과 116건 늘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건설사 채무보증 증가는 사업 활성화에 따른 결과"라면서도 "요즘처럼 금리 인상에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기업 계열사 중 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공사 시행을 위해 발주처 및 입주예정자 등에 제공한 채무보증이 있는 121곳 중 합병·매각된 기업을 제외한 112곳으로 대상으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자료를 분석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