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사외이사 상당수의 임기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만료될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지주는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도 대부분 재선임하는 관행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인사시즌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거취와 맞물리는 만큼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이사진의 교체가 예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재직 중인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총 34명이다. 이 가운데 29명(85.3%)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임기가 끝난다.
사외이사의 임기는 보통 2년이며 재선임 시 1년씩 연장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사외이사는 임기가 매년 만료되고 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지주사 회장과 계열사 대표 등 주요 임원을 선임하거나 이들의 보수를 결정하는 데 관여한다. 또 각종 위원회를 구성해 회사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등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금융지주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 임기를 최장 6년(KB금융 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최대 임기 제한에 도달한 이사들은 올해 교체된다.
가장 큰 변화가 확실시되는 곳은 KB금융이다.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6명의 임기가 끝난다. 2018년부터 이사직을 이어온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등 3명의 이사는 올해로 최대 임기인 5년을 채운다.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총 12명 중 11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6년 초과 연임제한에 해당하는 인원은 2017년 선임된 박안순 이사 1명이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8명 모두 올해 정기주총 이후 임기가 종료된다. 다만 최대 임기 제한에 걸리는 인원은 없어 전원 연임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2019년 지주 재출범 때부터 사외이사를 맡은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4명의 임기가 끝난다.
특히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사외이사는 2016년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은행장에 오르던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다만 이들은 도중에 은행에서 지주로 소속이 바뀐 만큼 연임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최장 임기 제한으로 인해 교체가 확실시되는 4명 이외에도 이사진의 구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 등 계열사 대표도 세대교체를 하는 분위기인 만큼 사외이사도 새 경영진에 맞춰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년보다는 사외이사진 구성원에 변화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