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참모 회의서 "불법·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 반복"
野 "노동계 적으로 인식하나"… 민주노총 "수위 도 넘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를 겨냥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연일 강경대응을 펼치고 있고, 6일로 예고된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앞두고 불법 행위에 대한 '법과 원칙'을 지킬 것을 거듭 강조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야권과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참모진 회의에서 "핵은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북 정책을 펴왔다면 지금처럼 북핵 위협에 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불법 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의 업무 복귀를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불법파업'으로부터 국가 경제와 민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휴일인 전날 주재한 관계장관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지금 이 시점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듭 정면 대응 의지를 밝힌 것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강남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제54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들을 보듬는 길이고, 지금의 복합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최근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 대해 엄정 대응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차 국정 운영 철학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도 공세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노총 홈페이지에는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가 '민주노총에 보내는 련대사'라는 제목으로 보낸 글이 자랑스러운 듯이 올라와 있다"며 "'조선노동당 2중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글들이 올라올 수 있나"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로지 안전한 화물운송 환경을 원하는 이들의 절규가 대통령에겐 핵 위협으로 느껴졌다는 것인지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는 척결과 억압의 대상이 아닌 협상의 파트너"라며 "윤 대통령은 노동계를 명백한 적으로 인식하고 말살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도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며 "북핵보다 더 위험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머릿속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이들은 "화물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와 투쟁에 대해 '범죄'니, '이기적 투쟁이니'하며 국민을 갈라 치더니 이젠 그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