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보상 꿀팁-③] 한국투자증권 "비상주문 증거 남겨야…인프라 확충 노력"
[전산장애 보상 꿀팁-③] 한국투자증권 "비상주문 증거 남겨야…인프라 확충 노력"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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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따라 보상기준 차이…신규 매수 등 보상은 불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한국투자증권)
(사진=한국투자증권)

주식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전산오류에 따른 보상 문제는 금융당국의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없고 회사별 신청기준이 달라 눈여겨봐야 한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전산장애 보상 꿀팁을 전한다. <편집자 주>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집중호우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원 공급에 문제가 발생해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40대 이용자 A씨는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계좌에 대한 보상금은 100%, 법인계좌에 대한 보상금은 50%를 지급했다.

한국투자증권 온라인 투자자는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비상주문을 시도한 증거를 남겨야 보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장애 보상 기준은 ‘비상주문’을 통한 대체거래 확인과 최근 3개월간의 거래패턴 등 발생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상주문을 했어도 보상 기준에 대한 차이는 있을 수 있다. 

2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비상주문은 전산시스템 장애로 인한 주문불가 시 HTS 수수료로 고객센터와 지점에서 투자자의 주문을 대행하는 시스템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자체민원과 대외민원은 △2017년 각각 55건, 62건 △2018년 42건, 83건 △2019년 48건, 50건 △2020년 82건, 298건 △2021년 71건, 125건 △올해 3분기말 29건, 24건 등 5년 9개월간 총 969건이 발생했다. 

또 민원 중 전산장애 건수는 △2017년 9건 △2018년 0건 △2019년 3건 △2020년 35건 △2021년 22건으로 올해 3분기까지 5건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전산장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2020년 1월13일에는 회사 측의 업데이트 과정에서 MTS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3월25일에는 바이오 인증이 일부 지연됐다. 4월21일에는 유가(WTI)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해 HTS에서 음수(-) 인식을 못 하는 장애 발생으로 주문에 혼란이 생겼다.

이어 9월2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광풍이 불면서 서버 접속자 수가 급증해 MTS에서 장애가, 11월10일에는 장마감 직전 주식거래 중 ‘계좌없음’이라는 시스템 오류가 났다. 같은 달 14일에도 서버접속 또는 시스템 오류 등이 발생했다. 

2021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3월10일)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4월28일) 공모주 청약 당시 신청자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온라인 공모주 청약 신청 처리가 지연됐다. 카카오뱅크 상장 첫날(8월6일)에는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MTS 접속 지연 장애가 발생했다. 올해는 8월8일 집중호우로 인해 전원공급 부족으로 전산장애가 생겼다.

이러한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 한국투자증권 이용자는 고객센터와 지점 방문 등을 통해 비상주문을 걸어야만 보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고객센터 주문 폭주로 인해 비상주문 체결이 지연되거나,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상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산장애 시 비상주문 시도에도 불구하고 고객센터나 지점에 사람들이 몰려서 주문을 못 했다면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로 주문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추후 보상 진행은 비상주문 또는 그에 준하는 기록 등을 검토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보상 가능한 거래는 △매도(주식) △환매수 △전매도 △정정 △취소 주문에 한한다. 실제 피해를 객관적으로 증빙하기 어려운 ‘신규 매수’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

또 전화 기록을 남긴 시점의 주문가격(또는 주문로그상의 주문가격)이 주문 시점으로부터 장애 종료 시까지 체결이 불가능한 가격일 경우 보상에서 제외된다. 

보상신청 방법은 비상주문 거래를 토대로 주식을 주문하려고 했던 시간과 주문종류, 종목, 수량, 가격 등을 기록해 지점이나 센터에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상신청 건에 대해 녹음된 기록과 전산시스템상의 주문로그를 근거로 보상 기준을 적용한다. 보상 결과는 접수 후 2주 이내 이용자들에게 통지한다. 

다만 전산장애 보상 기준은 발생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위 사례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주식 거래패턴 확인을 통해 주문의 신빙성을 검증한다. 

전산장애 보상을 목적으로 한 주문을 걸러내기 위한 조치다. 

보상 가액 산정도 다르다.

실제 8월8일 집중호우에 따른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 한국투자증권은 보상 기준을 주식 거래량과 거래가액 등을 살펴 가중평균액(총 거래량과 거래가액을 감안한 평균액)을 적용했다. 

지난해 SKIET와 카카오뱅크 등 관련 전산장애 때는 최고가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책정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산장애 보상은 기본적으로 가중평균액을 기준으로 한다”며 “카카오뱅크 등의 경우 다수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일시 매도로 인한 장애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최고가액을 기준으로 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과 문제의 양상, 투자자의 수나 유형, 상품의 유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전산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절차나 보상은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전산운용비는 2017년 347억원(전년比 7.43%↑), 2018년 348억원(0.28%↑)으로 늘렸다. 이후 2018년에 전산장애 발생민원이 일어나지 않지만 2019년 전산운용비를 208억원(40.22%↓)으로 줄이면서 그해에 전산장애 민원이 다시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듬해인 2020년에 314억원(50.96%↑)으로 확대했으며 2021년 373억원(18.78%↑)을, 올해 3분기까지는 349억원을 투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산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내년 전산시스템 구축 등 계획은 부서별 사업계획이 수립 전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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