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실적은 암울할 전망이다. 증시 한파에 금리인상 여파까지 겹악재가 현실화된 가운데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의 희비가 눈에 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은 3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8억원, 3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8%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754.9% 늘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증시 침체 여파에 따른 수탁 수수료가 줄어든 데 더해 시장 금리가 치솟으면서 유가증권 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본사 사옥을 매각한 대금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된 결과다.
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27.7% 감소한 1128억원, 1231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의 3분기 성적표는 주식시장 침체, 시장금리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직격탄을 맞으며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실적과 수탁 수수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반대로 하나증권의 3분기 영업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47.6%, 9.2% 늘어난 1538억원, 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IB(기업금융) 부실자산을 최소화하고 채권 트레이딩 손실을 방어한 결과로 풀이된다.
3분기 실적만 두고 보면 증권사별 희비는 엇갈렸다. 다만 누적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증권사의 먹구름은 현실화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0.3% 줄어든 268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KB증권과 하나증권도 전년 대비 각각 52.1%, 26.6% 감소한 2365억원, 2943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악화, 채권금리 상승,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등 대외환경 악화로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의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나머지 증권사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3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평가 이익을 크게 반영한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7~8월 운용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3분기 순이익은 2분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브로커리지, IB, 이자이익 등 부문에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