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농해수위 국감, 농정 현안…수급안정 대책 피력 예상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새 정부와 코드를 맞춰 쌀 소비 확대를 위한 행보에 활발한 모습이다. 이 회장은 내달 7일 예정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농협의 쌀 수급안정 정책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들어 쌀 소비 촉진을 위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경남 밀양 소재의 오리온농협 본사를 찾아 쌀 가공사업 활성화에 전사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리온농협은 2016년에 농협과 제과기업 오리온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그는 이날 “쌀 가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제조, 유통, 마케팅 등 각 부문 역량을 집중시켜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수급안정 차원에서 쌀 소비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경쟁력 있는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농업·농촌 걱정을 덜고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가공 전용 품종 ‘분질미(가루쌀)’를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기술 연구와 쌀 강점을 살린 간편식(HMR)·디저트·식품소재 개발, 즉석밥 사업 활성화를 약속했다.
특히 분질미는 윤석열 정부 초대 농정 수장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1호 정책이다. 정 장관이 이전 농촌진흥청장 재임 때 개발된 품종이기도 하다. 정 장관은 취임 한 달여 만에 쌀값 안정, 식량안보 강화 차원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전 정부에서 임기를 시작한 이 회장이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정황근 장관과 코드를 맞추며 새 정부와도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19일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쌀 소비 확대와 식습관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는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경제연구소가 주최했다. 그간의 관례상 연구소급 행사에 농협 회장이 직접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회장이 사흘 간격으로 쌀과 관련한 현장을 연이어 찾은 건 지속적인 소비 감소, 쌀값 폭락과 연관이 깊다.
실제 지난해 국민 1명의 쌀 소비량은 56.9킬로그램(㎏)으로 30여 년 전인 1990년 119.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산지 쌀값은 이달 15일 기준 20㎏ 4만725원으로 전년 동기 5만4228원보다 25%가량 하락했다. 1977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먹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쌀값만 폭락했다.
정부는 전국의 농가들로부터 쌀값 안정화 요구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내달부터 12월까지 45만톤(t)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2005년 정부의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농식품부는 기존의 시장격리곡 45만t을 더해 총 90만t을 격리시켜 쌀값 안정을 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성희 회장도 정부와 발을 맞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자체적으로 쌀 산업 발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난달 ‘쌀 산업 안정 특별지원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시장 격리 조치와 별도로 특별예산 410억원, 무이자자금 3000억을 추가 투입한다. 또 도시농협과 범농협 임직원의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통해 3000t 이상의 쌀 판매에 나선다.
이 회장은 오는 10월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를 받는다. 국감에서도 농정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쌀값 안정, 쌀 소비촉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날 중앙회 서울 본관에서 진행될 현장국감에서 이 회장은 쌀 수급안정 대책에 대해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