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영준’이란 이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이름 및 월별 출생 현황 조사’ 결과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8명이 ‘영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매출 순으로 살펴보면 롯데케미칼 이영준 대표를 비롯해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오뚜기 함영준 회장, 에스엠 탁영준 대표, 더네이쳐홀딩스 박영준 대표, 이수페타시스 서영준 대표, 삼양홀딩스 이영준 대표, 국보디자인 이영준 대표 등이다. 이중 ‘이영준’이라는 동명이인도 3명이나 있었다
이어 ‘정훈(7명)’, ‘용석‧승우(각6명)’, ‘재호(5명)’ 등의 이름을 사용하는 CEO도 비교적 많은 편에 속했다.
이번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지난해 상장사 매출(별도기준) 상위 1000곳이다. 조사 대상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대표이사 타이틀을 가진 CEO급 1350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언론 및 인물 검색 자료 등을 통해 조사가 진행됐다.
성씨로 살펴보면 국내 1000대 기업에선 김(金)씨 성을 가진 최고경영자(CEO)가 270명(20%)으로 최다 집계됐다. 평균 5명 중 1명꼴로 ‘CEO Kim’이 국내 재계에서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셈이다.
이(李)씨 성을 가진 대표이사는 197명(14.6%)으로 2위에 올랐고 박(朴)씨는 88명(6.5%)으로 TOP 3에 포함됐다. 김‧이‧박 3개 성을 쓰는 CEO 인원만 해도 1000대 기업 중 40%를 상회할 정도로 높았다.
이어 정씨(73명, 5.4%), 최씨(67명, 5%) 조씨(45명, 3.3%), 강씨(35명, 2.6%), 장씨(29명, 2.1%), 임씨‧윤씨(각 28명, 각 2.1%), 신씨(26명, 1.9%), 허씨(24명, 1.8%), 황씨(22명, 1.6%), 손씨(20명, 1.5%) 순으로 20명 이상의 CEO를 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1000대 기업 CEO 중 이름 가운데는 ‘영’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경영자가 72명(5.3%)으로 가장 많았다. 한자는 ‘永(길 영)’를 쓰는 경우가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榮(영화‧꽃 영) 15명, 英(꽃부리‧뛰어날 영) 13명 순으로 조사됐다. ‘영’ 자(字) 다음으로는 성(62명) > 재(58명) > 정(53명) > 상(46명) > 동(44명) > 종(43명) 등의 글자를 가운데 이름에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름 마지막에는 ‘호’라는 글자가 1순위로 꼽혔다. 61명의 CEO가 이름 마지막에 ‘호’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석(57명), 수(55명), 영(46명), 식‧환(각 44명), 준(42명), 규(40명) 순으로 파악됐다. 특히 ‘호’자로 이름이 끝나는 CEO 중에서는 한자로 ‘浩(넓을 호)’를 쓰는 경우가 16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鎬(호경 호)’도 15명으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했다.
성씨와 이름 가운데 및 마지막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조합해보면 대한민국 CEO를 대표하는 이름은 ‘김영호(金永浩)’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1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2012년 조사에서는 이름 마지막 한자가 호경 호가 들어간 ‘김영호(金永鎬)’였다는 점이 지금과 달라진 점이다. 실제 올해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金永浩’라는 한자 이름과 똑같은 최고경영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일신방직 김영호(金英浩) 회장이 우리나라 대표 이름에 가장 근접했다.
1000대 기업 CEO 중에는 1월에 태어난 경우가 150명(1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8월(134명, 9.9%), 3월생(132명, 9.8%) 순으로 많았다. 반면 4월생은 90명(6.7%)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적었고, 12월생(91명, 6.7%)과 6월생(98명, 7.3%)도 100명 미만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름과 태어난 달에 따라 CEO가 될 확률이 높다는 등의 객관적인 사실은 아직까지 증명된 바가 없다”면서도 “최근 일반인을 비롯해 스포츠선수, 연예 인 등 다양한 계층에서 개명(改名)을 통해 변화를 주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바람이 재계 임원과 CEO 사이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후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