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장관 "이달 중 종합수출대책 발표할 계획"
7월 국내 무역수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늘었지만 에너지원 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적자를 이어갔다. 물가·금리·환율 등 ‘3고(高)’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로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폭은 △24억8000만달러(4월) △16억1000만달러(5월) △25억7000만달러(6월)로 5월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다.
7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21.8% 늘어난 653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수출액을 상회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85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수입액(97억1000만달러)을 90억달러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3대 에너지원 가격 모두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가운데 여름철 에너지 수요 확대 영향이 더해지며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은 매월 적자규모를 상회하고 있으며 8월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수입도 25% 증가했다. 밀·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도 각각 29%, 47% 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7월 수출액은 607억달러로 역대 7월 최고치를 달성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요국 긴축 정책과 전년동월 높은 기저(29.6%)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철강·선박·이차전지·차부품 등 7대 주요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25.3%)·석유제품(86.5%)·선박(29.2%)·이차전지(11.8%) 등 4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일반기계·디스플레이·가전·섬유 등은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9개 주요 지역 중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5개 지역의 수출이 늘었다. 미국 수출은 월간 기준 최다인 100억달러다. 아세안 수출은 116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0.9% 증가했다. EU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4.6% 상승한 61억달러다. 인도와 중동은 각각 23억7000만달러와 14억9000만달러를 수출했다. 반면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한 132억4000만달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에 따른 경제 둔화 영향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하절기 에너지 수요가 복합 작용하며 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6월 이후 수출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며 수출 성장세 둔화와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산업·무역을 둘러싼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8월 중 수출기업 활동을 제약해온 규제 개선과 현장 애로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