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강한승 쿠팡 대표가 ‘유통업계 최저가’ 타이틀을 쥐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다. 이마트의 선전포고에 쿠팡이 가격 비교조사 결과를 내세워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각종 할인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이마트와 쿠팡 간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시작은 이마트였다. 이마트는 이달 4일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실행, ‘이마트에서 장보는 게 가장 저렴해서 확실히 이득’이라는 인식을 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가공식품·신선식품·일상용품 등 40대 필수 상품의 가격을 내려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이마트는 대형마트 H사·L사 온라인몰 가격, 대형 온라인몰 C사 로켓배송 가격 등보다 싸게 팔겠다고 언급했다.
이마트는 또 40대 품목과 별개로 500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를 실시한다고 부연했다. 그 일환으로 14일 시즌 대표상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쿠팡은 이마트의 견제구에 연달아 반격했다. 우선 이마트의 ‘가격의 끝’ 프로젝트 선언 다음날인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로 ‘2022 와우 빅세일’을 진행했다. 유료멤버십 ‘와우회원’ 대상의 대규모 할인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어 13일에는 삼정KPMG이 국내 8대 온·오프라인 유통사에서 판매 중인 4대 소비자 카테고리 제품 가격을 비교·분석한 결과 쿠팡에서 판매되는 750개 상품의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선식품에서 최대 73%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와 쿠팡 간 기 싸움을 두고 장바구니 물가안정 노력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관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유통사들이 최저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 두 상품을 미끼로 내세워 다른 유통사보다 싸다고 한다면 해석에 따라 소비자 기만으로도 보일 수 있다”면서 “게다가 생산자나 제조업체들에 가격 인하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