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 7분기째 오름세…정부, 할당관세 품목 확대
빵, 치킨, 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줄인상이 다시금 이어지면서 소비자 ‘밥값’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 뚜레쥬르, 굽네치킨을 비롯한 대형 외식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국제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 압박을 이유로 불과 4개월에서 반년여 만에 또다시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등 햄버거 15종을 포함한 총 81개 메뉴 판매가를 평균 5.5% 인상·적용했다. 인상 폭은 평균 400~500원이다. 불고기버거 세트는 기존 6200원에서 6600원으로 조정됐다.
롯데리아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불고기버거를 비롯한 63종 메뉴를 평균 200원 올렸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국제정세 불안 등 대외적 원인에 인건비 상승으로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는 이달 4일부터 단팥빵과 소보로빵 등 80여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지난해 1월과 올 3월에 이어 근 1년6개월 동안 세 차례 가격조정이다. 이 기간 동안 단팥빵은 기존 1100원에서 1600원으로 500원 올랐다. 증가율만 45.4%다.
KFC는 1월에 이어 반 년 만인 이달 12일부터 징거버거와 오리지널 치킨(조각) 등 일부 메뉴 가격을 최대 400원 올렸다.
굽네치킨은 2월에 이어 이달 4일부터 날개·다리·순살 등 부분육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인기 메뉴 ‘굽네고추바사삭’ 순살치킨 가격은 이전보다 1000원 오른 2만2000원이다.
써브웨이는 이달 12일부터 대표 제품인 15센티미터(㎝)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총 74종 메뉴를 대상으로 했는데 일부 30cm 샌드위치 인상 폭은 1600원에 달한다. 써브웨이는 올 1월에도 샌드위치와 샐러드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대형 외식 브랜드들의 연쇄 가격인상은 곡물 등 원·부자재 가격상승 압박에 못 이겨서다. 실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2020년 말부터 7분기 째 이어졌다. 이상기후와 코로나19 장기화에 우크라 사태에 따른 공급 부족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제분용 밀의 평균 수입단가는 톤(t)당 453달러로 1년 전 319달러보다 42.0% 올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6월 국내 외식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8.0% 상승했는데 이는 1992년 10월 8.8% 이후 29년 9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정부는 외식물가 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밀가루 가격안정 차원에서 국내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가격 상승분의 70%(총 546억원)를 투입한다. 지난달 식용유와 돼지고기 등 7개 품목의 할당관세(0%)에 이어 이달에 소고기와 닭고기, 분유를 비롯한 7개 품목을 추가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