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노사 폭력 공방 계속…파업 '전운'
한국타이어, 노사 폭력 공방 계속…파업 '전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7.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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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노조 대상 경찰 고소장 제출
노조, 임협중 폭행 사건 투쟁 예고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이 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전공장 앞에서 사측 폭력사건 팩트체크 및 안전사고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전국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이 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전공장 앞에서 사측 폭력사건 팩트체크 및 안전사고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전국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파업 전운이 감돈다. 노사가 몸싸움을 벌인 뒤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를 경찰에 신고했다. 노조는 투쟁을 예고했다.

3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달 30일 노조를 대상으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은 지난달 19일 벌어졌다. 시작은 대전공장 내 성형설비의 가동 중단이었다. 당일 노조 지회장은 해당 설비의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고 작업 중지를 요구하며 비상버튼을 눌러 설비 가동을 멈췄다. 지난 2020년 같은 설비에서 안전방호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일어난 만큼 노조는 상황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이후부터 노사 간 주장이 엇갈렸다. 사측은 설비 가동이 멈춘 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출근한 사무기술직 직원들을 조합원들이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설비가동 중단 이후 식당 질 개선 캠페인을 위해 모인 식당에서 사측 팀장급 직원이 들어와 지회장에게 반말하며 행사를 방해, 폭행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모두 폭행이 의도치 않게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 직원과 대치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발로 팀장급 직원 정강이를 찼다고 말했다. 이후 직원이 지회장 뺨을 때리고 주먹을 수차례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조합원 폭행에 놀란 직원이 반사적으로 팔을 올리는 과정에서 조합원 얼굴을 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폭행으로 조합원 8명 이상이 직원 4명을 폭행해 병원 입원을 포함한 약 14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상호 폭행 시비에 휘말린 노사는 앞으로 임금협상도 불투명해졌다. 원만한 사태 해결과 화해가 없으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노사 간 앙금으로 남을 경우 매년 임금협상 난항을 겪는 씨앗이 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1962년 회사 설립 이후 59년 만에 첫 파업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 고무노조 조합원들이 강성으로 분류되는 금속노조로 대거 이탈했다. 이로써 지난 2014년 설립돼 7년간 소수노조로 활동한 금속노조가 한국타이어 제1노조로 올라섰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현재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 노조는 “금속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교섭을 진행해 폭력사건과 교섭을 최대한 분리해 이성적으로 진행하고자 노력을 했지만 인내는 끝났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이어 노조는 “사측은 11차 교섭까지 어떠한 안도 제시를 하지 않으며 교섭을 파행으로 치닫게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앞으로 노사가 원활히 소통해 서로 존중하는 노경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