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화주협의회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에 파업 사태의 조속한 정상화 조치를 촉구했다.
화주협의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업종별 협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를 요구했다.
화주협의회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8일째를 맞으면서 전국 주요 항만과 국가 주요 생산시설들이 일주일 넘게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매일 포항제철소 2만여톤(t), 광양제철소 1만5000여t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선재공장과 냉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운송이 거부되면서 부품이 입고되지 못해 조업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울산·여수·대산 산업단지의 주요 화학 기업들도 출하량이 평소의 10% 수준에 머물면서 산업 각 분야로 공급돼야 할 주요 소재들이 적기에 운송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화주협의회는 “기간산업들의 피해도 크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화주협의회는 “중소기업에는 1∼2건의 선적 취소도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중요한 바이어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화주협의회는 “농축산물 수출 피해도 여러 건 파악됐다”며 “국내 농가가 생산해 수출하기로 한 양파, 양상추 및 청과류가 예정된 선박에 실리지 못해 폐기되거나 막대한 보관비용을 부담하는 일도 있고 수출하기로 한 오리털이 출고작업을 하지 못해 보관문제로 폐기되는 상황도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화주협의회는 지금 국내 경제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6%를 기록해 7분기 연속 성장세가 중단되고 직전 분기 대비 0.7%(p)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을 제외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출이 1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주협의회는 “화물연대는 대승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현업에 복귀해 멈춘 수출입 화물운송을 다시 살리고 대화로 상생의 협상을 재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화주협의회는 “우리 7만여 수출기업들과 업종단체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상승, 물류비 증가 등 3중고와 싸우면서도 수출로 국가 경제활력 회복이라는 사명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며 “수출기업의 이러한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화물연대는 대화를 통해 안전운임제에 대한 상생의 해법을 조속히 논의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과 물류는 불가분이자 상생의 관계”라며 “화물연대는 먼저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적정한 운임과 제도 운영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