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의 투자 열풍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금융투자업계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증시 불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차갑게 식히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이슈를 둘러싼 국내 15개 증권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국내외 영토 확장은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세계 5위 주식시장으로 떠오를 인도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원투펀치’ 결과로도 풀이된다. 그룹 내 샐러리맨 신화를 대표하는 두 회장은 그간 손발을 맞춰 미래에셋증권을 글로벌IB(금융투자)로 성장시켜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 10조6099억원을 기록하며 자산기준 국내 1위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2세경영 없다”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이 지난 1999년 설립했다. 이후 2015년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사명을 바꿨고 지난해 3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으로 거듭났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 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지분율 26.06%)이다. 이 밖에 최 회장(0.05%)을 비롯한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 등 임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래에셋증권 최대 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박 회장(34.32%)이다. 박 회장은 캐피탈 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60.19%)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투자 상품을 기획하는 자산운용과 여신금융이 중심인 캐피탈을 제외하곤 그룹 내 해외 IB 영역을 대표하는 만큼 핵심 계열사로 지목된다.
박 회장은 “앞으로 2세 경영은 없고,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한 만큼 최 회장의 역할은 중요해진 셈이다.
◇각별한 인연이 이끈 꾸준한 성장
미래에셋증권은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 기업 중 하나다. 박 회장은 지난 1986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하며 업계에 몸담아 입사 3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최 회장의 경우 1989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회장까지 고속 승진했다.
박 회장과 최 회장의 인연은 각별하다. 같은 해 업계에 몸담은 것을 시작으로 박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과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설립한 이후 2년 뒤 최 회장은 미래에셋벤처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의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특히 박 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늘 최 회장에게 주요 보직을 맡겼다. 실제 2007년 미래에셋증권이 홍콩·북경·베트남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영국에 각각 진출할 당시 최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2016년 대우증권의 최대 주주가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할 당시엔 수석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이 밖에 지난해 사명 변경과 동시에 박 회장은 최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서 처음으로 금융투자업계 회장으로 임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현만 회장이 일을 잘했고 처음 창업할 때 보통 집안 살림이라고 하는 ‘조직 관리’ 등을 도맡아 했다”며 “특히 실적 증가세를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최현만 회장이 이끈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7279억원, 6642억원 △2020년 1조1171억원, 8343억원 △2021년 1조4854억원, 1조1834억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평균 43.1%, 33.7% 증가했다.
◇핵심 계열 미래에셋증권 성공 자신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하는 등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 △브라질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몽골 △중국 △싱가포르 등 10개(한국 제외)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IB(금융투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부터 해외로 시야를 넓혀 영토 확장에 주력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세전 기준) 2432억원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2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이 326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1.2%다.
특히 인도 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 진출했다. 인도 주식시장의 경우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인도의 2021~2022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는 9.2%로,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증시는 자금이 몰려 3년 내 영국을 제치고 글로벌 5위 주식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인도 주식시장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며 “3년 내 5조달러(약 6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년간 인도 IPO(기업공개) 시장 성장세도 유지되는 등 최대 150개 신생 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인도에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M스톡(m,Stock)’을 출시하고 나섰다. 투자정보 제공과 함께 주식, 선물·옵션, 통화, IPO 등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발맞춰 국내에서 인도 주식 매매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다만 출시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 거래되는 화폐는 달러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내외 증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증권업계는 먹구름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284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33.5% 감소한 1971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속,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된 글로벌 증시 속에서 올해 업황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통해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