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반도체 수출 2027년까지 30% 이상 확대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110대 국정과제와 521개의 실천과제를 선정한 윤 정부는 이제 경제‧산업계에 대한 대수술을 시작한다. 따라서 그동안 기업 성장을 가로막던 불합리한 규제가 개선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질 지 관심이 높다. 하지만 반대로 기대감 속 불안감도 존재한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른 만큼 윤 정부가 산업계를 압박하는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신아일보>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산업계를 각 분야 업종별로 분석해 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산업계에 미칠 업종별 영향과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반도체 경쟁력 강화전략에 탄력 받을 전망이다. 새 정부가 ‘반도체’를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국정과제를 내세운 영향이다. 특히 한미 ‘글로벌 공급망 구축’ 동맹의 중심에 삼성전자가 자리한 만큼 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기대된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확보와 새로운 격차 창출을 추진한다. 목표는 경제안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산업의 육성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80억달러 수준이던 반도체 수출액을 2027년 1700억달러까지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윤 정부는 반도체 설비투자 시 투자지원 확대, 인프라 구축지원, 인허가 일원화를 검토 중이다. 반도체는 첨단 산업의 꽃으로 각광받지만 국내에선 각종 규제로 생산거점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동참키로 했지만 규제와 토지보상 문제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이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윤 정부는 반도체 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특성화대학을 지정하고 관련학과 정원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학에 반도체 학과를 설치해 직접 인력을 충원 중이지만 연간 졸업생은 수백명에 불과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관련 인력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1500명가량 필요할 전망이다.
윤 정부가 미국과 기술동맹을 강화한 점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도약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뒤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 산업분야에서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 등 동맹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의도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 부족사태가 장기화되자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회의하는 등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미국에 17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중국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반도체 최대 수요국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다만 미국과 동맹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사슬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미국과 동맹은 필수다.
실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4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에 올랐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선 뒤쳐져 있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인 반면 선두인 대만 TSMC는 약 53%를 차지했다. TSMC는 애플을 비롯해 인텔, AMD 등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큰 손인 미국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 중이다. 특히 글로벌 10대 팹리스 기업 중 6곳은 미국, 4곳은 대만 기업으로 한국은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 글로벌에서 매출 100억달러 이상인 반도체 기업 중 전년 대비 성장률을 50% 이상 넘긴 4곳 모두 팹리스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